Re.. MS 꺼라두 맥에 오면 왜?

Re.. MS 꺼라두 맥에 오면 왜?

누구게 0 316 2001.12.28 15:48
> 흐음.. 맥뉴스 및 팁에 올라온 익스플로러 5.1 로고 창이 아주 이쁘네요..
> 그리구, 맥용 오피스 로고두 그렇구요
> 또, 애플 홈피에 올라온, X 용 오피스는 박스부터 넘 이쁘구..아 저걸 보고 텐을 쓰고 싶어졌다는.. ^.^;

> 같은 MS 껀데 왜 맥용으로 나온게 디자인이 더 이쁘죠?
> 애플측에서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따로 하는건가요?

> MS 에서 윈도우즈용 프로그램은 저렇게 만들지 못하는까닭은 뭘까요???


> 궁금궁금!




흐으으으....음...

웬일로 이런 심오한 화두를 던지시나요...^^

미국에서 고급에 속하는 디자인들은 다 유럽의 전통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많은 건축가들이 유럽 출신이었고, 본토박이들도 유럽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모든 인더스트리얼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시다시피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은 단순히 디자이너의 철학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죠...

미국은 참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녀들이 아트박스 풍의 디자인에 깜빡 죽을 때, 이 터프한 미국의 어린이와 어른이^^들은 배트맨과 변신합체로봇의 디자인에 깜빡 죽습니다.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들 보면... 포드와 GM의 디자인은 거의 황당 그 자체입니다. 최악의 경우는 어떻게 저런 게 팔릴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있는데, 잘 팔립니다. 외국에선 싫어하죠. 근데 이 넘들은 안 팔리면 지네 거가 후져서가 아니라 음모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다가 아니죠. 미국의 어른이들 중에 일부는 체면과 가부장적 의식으로 단단히 무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류가 특히 소위 "사회지도층"에 속한다고 보면 됩니다. 미국의 "사회지도층"은 자본가들과 이 자본을 운용하는 최고경영층, 그리고 이들의 하수인인 정치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청교도의 나라 미국 사회지도층의 특징은 모든 도덕과 가치를 자기들이 정하고, 거기까지도 좋은데 남들에게도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취향이 좀 세련되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 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입니다... -_-;;

이제 윈도우즈의 그 끔찍하게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조와 디자인이 이해가 가실랑가 모르겠네요... 예전에 미국의 유명한 컴퓨터 잡지 칼럼니스트가 (구형) 아이북을 보고 입에 거품을 문 적이 있습니다. 자기는 그런 화장품 케이스 같은 거 쓰느니 접시물에 코박고 죽는 게 낫다는... ㅋㅋㅋ...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자인에는 바로 이런 (가부장적인) 경영자+(코드 이외에는 관심없는) 프로그래머의 취향이 배어 있습니다.

그런데 매킨토시용 소프트웨어 개발팀은 마이크로소프트 안에서 매우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무려 160 명이나 되는 인력을 가동하고 있는 이 팀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죠. 맥용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01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칭찬 일변도의 평을 주고 있습니다만, 사실은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디자인의 기본적인 면에서부터 프로그래밍에 이르기까지 너덜너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건 단지 제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낱낱이 파헤친 보고서에서도 같은 결론입니다. 한마디로, 균형이 잡히지 않은 소프트웨어입니다. 저도 윈도우즈 사용자들이 맥용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보고 와~ 이쁘다 하는 거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아웃룩 익스프레스의 기능이 그런대로 우수한 면도 있지만 어이없는 기능 설계와 유아적인 디자인으로 싸발라져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껍데기에는 약간의 분칠을 했지만, 정신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페이스의 조직성은 기대하면 안 되죠... 그리고 사용방법에 대한 일방적 강요는 참기 힘든 것 중의 하나입니다. 모든 사용방법은 초보를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배려(?)로 떡칠이 되어 있죠. 여기에 대한 재미있는 플래쉬 애니가 하나 있는데 보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웃깁니다.^^





오에스 텐용 오피스는 오피스 2001의 포팅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덤(?)으로 한글 사용이 무지 힘듭니다.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면 사용자들이 직접 고쳐서 사용하는 이외에 절대로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 개선을 해 준 적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여러 프로그래머들이 한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완전 비공식적인 경로로 말입니다.

디자인은 사람들의 심성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맥사용자들은 호환성 문제에 시달리면서도 (우리나라는 거의 극도의 수준이죠.) 고운 심성을 잃지 않습니다. 윈도우즈 쓰면 성질 버린다쟎아요? 그게 단지 윈도우즈가 자꾸 뻑나서 그런 것 만은 아니죠. 권위주의적인 시각적 디자인, 강압적으로 요구되는 단선적 사용 방식, 이런 여러가지가 함께 작용해서 인간성을 피폐해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내의 회사 분위기가 그리도 살벌하다지 않습니까? 서로 심하게 경쟁을 시키고 사람을 달달 볶는 걸로 유명합니다. 맥 유닛은 좀 낫다죠? 아마 그 반영이겠죠...

담에 또 차차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죠...^^


◈ 노바 ─ 지당하신 말씀인거 같네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