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폰트관련 질문에 대답할 사람은 아니지만...
누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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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16 06:25
> New ibook을 사려고 고민 중인 학생입니다.
> 아르바이트로 웹페이지를 가끔 만들고 있는데,
> 맥에서도 돋움체를 설치할 수 있는지...
> 그리고 윈도우에서 Crossfont로 윈도우용 돋움체를 맥용으로 변환했을 경우
> 그걸 제대로 맥에서 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신형 아이북 자체는 좋은데요, (개정판은 아직 우리나라에 출시 안 됐음.) 그리구 웹디자인 하는 데도 큰 문제는 없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웹디자인하는 데만 부적합합니다. 웹디자인에서는 아시다시피 웹브라우저에 렌더된 페이지 자체가 최종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웹디자이너들은 여러 브라우저의 비호환성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는 것이죠...^^ 맥으로 웹디자인을 해도 한글윈도우즈에서 한글판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확인해 가면서 (보통 버츄얼 피씨에 한글 윈도우즈 98SE 깔아서 해결됨.) 해야 됩니다. 영문의 경우는 해 보시면 알겠지만, 맥용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윈도우즈용에서 DOM을 제외하면 거의 완벽하게 똑같이 나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맥용 표준 폰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호환성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심지어 영문 사이트라도 DOM이 달라서 DOM에 의존하는 프로그래밍을 할 경우에 전혀 호환이 안 됩니다. 아이러니칼한 것은, 윈도우즈용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DOM이 비표준이고 매킨토시용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DOM이 W3C의 DOM 표준에 근접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에 그들의 유명한 Embrace-Extend-Extinguish 사이클에서 Embrace-Extend 시기에 들어섰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갑자기 W3C 표준을 열심히 지원하고 나섰죠. 아니, 지원하는 걸 넘어서 표준화의 기수로 떨쳐 일어났습니다. 오! 놀라워라~ 우리나라의 환경은 나빠지기는 쉬워도 좋아지기는 어려운 그런 아주 특수한 환경입니다. 그리고 웹디자이너들이 그런 건지, 사용자들이 그런 건지 모르지만, 조잡한 장식에 대한 선호가 지나쳐서 극도로 윈도우즈 플랫폼에 의존한 특수한 스크립트들을 선호하고, 많이 씁니다. 따라서 웹디자인이 주 용도라면 맥 쓰시는 거 포기하는 게 현명합니다. 그리고 돋움체를 쓴다고 해도 근본적인 화면구현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그런 게 있습니다. 하지만 트루타입 뿐입니다. 다양한 크기의 화면용 비트맵 서체가 없으면 너무 가독성이 나빠서 사용불능입니다. 근데 누가 화면용 비트맵 서체 만들어 줄까요? 영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제공했습니다. 그럼 한글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뇨... 아마 그런 이야기 하면 웃다가 호흡곤란으로 실려갈 겁니다. 만약 님께서 만드시면 아마 대대손손 추앙받으실 겁니다.
> 그리고 OS X용으로 포팅된 어플리케이션이 얼마나 되는 지 궁금합니다.
아즉 멀었습니다. 초헤비급 주요 어플리케이션만 적어도 수백 개입니다. 1 년 후에 많은 수가 OS X 용이 나왔다고 칩시다. 하지만 과연 그것들이 단지 "오에스 9.x에서 되는 게 OS X에서도 된다. 만세!"로 충분할까요? 그럴 거면 걍 오에스 9.x 쓰죠.^^ 분명히 엄청난 시간(2 ~ 3 년)이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는 어떤 어플리케이션은 오에스 텐의 장접을 살려서 오에스 9.x에서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기능을 제공할 것이고, 어떤 어플리케이션은 돌아간다는 데 의의가 있을 만큼 형편없을 겁니다. 그럼... 결국 그 사이에는 괴롭게도 왔다갔다 하면서 살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지금 사람들이 오에스 텐을 열심히 설치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마야 때문입니다. 물론 지니 효과 보고 싶어서 설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맥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할 일이 없어서 쓸모도 없는 오에스 텐을 설치하지는 않을 겁니다. 마야는 오에스 9.x용이 없죠...
> 음 또... 저번에 애플 전시장에서 맥으로 인터넷을 좀 해봤는데 죄다 한강체로 나오던데...
> 기본 폰트 세팅을 예를들어 굴림체로 해주면 굴림체로 나오는 지 궁금합니다....
그거야 여러가지 편법으로 가능합니다만, 맥 오에스는 갈수록 다국어 기반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개인용으로 쓰거나 작업하거나 하면서 영문 오에스를 쓰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저는 해외에 있고 당근 영문입니다.) 오에스 텐은 더 나아가서 유니코드 기반입니다. 단, 한글은 아직 근본적으로 유니코드 기반으로 가지 못 했을 뿐 아니라 (호환은 되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환경 자체가 가까운 미래에 유니코드로 옮겨갈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만약 영어로 환경이 불편하실 정도라면 맥 쓰는 거 근본적으로 말리고 싶습니다. 사용자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도구와 정보가 한글화되어 제공되는 윈도우즈와는 달리 대부분 영문입니다. 한글 사용에는 대부분 지장이 없습니다만, 인터페이스도 영문, 설명서도 영문, 엄청난 정보가 제공되는 웹사이트들도 영문, 이렇습니다. 굴림체냐 아니냐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구... 굴림체 후졌어요...^^ (대부분의 맥사용자들과는 달리 전 한강체도 안 좋아합니다. 한강체는 Bold에서 가독성이 망가지고 애플고딕과는 달리 9 포인트에서 역시 망가집니다.)
>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New ibook 발열량이 어느 정도인지...
> (냉각팬 없다는 거 사실인가요? 믿어지지가 않아서요... ^^;)
아이북에 들어가는 G3 프로세서는 주로 임베딩 칩을 설계/생산해 온 전통을 가진 모토롤라가 만듭니다. 원래가 랩탑용으로 만든 것이 아닌데도, 펜티엄을 옆에 놓으면 눈이 안 믿어질 정도로 작고 전력소모가 적으며 열이 안 납니다. 그래서 펜티엄 계열과는 달리 G3 칩에선 데스크탑용과 랩탑용의 구분도 없고 랩탑에 사용 시 기껏해야 아이들링 할 때 절전을 하는 기능 정도만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발열은 오히려 하드 드라이브가 왼손 아래 있어서 거기가 따땃해집니다. 밑바닥 좀 따땃해지는 게 전부입니다. 이에 반해 G4 칩은 다릅니다. 역시 펜티엄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전력소모가 많고 열이 많이 나서 랩탑에 얹는데 애플은 고심을 했습니다. 파워북 G4 최초 모델에 들어간 게 랩탑용 G4 칩(7410)이고 (하지만 성능은 데스크탑용과 차이 없는 듯) 클럭 속도를 올리는 데 실패해서 최근에 개정판 파워북 G4에서는 데스크탑용 칩을 전용해서 썼다고 합니다. (7440)
신형 아이북은 모든 면에서 사용하기 쾌적한 제품입니다.
> 아직도 New ibook을 살까 IBM X21을 살까 고민중입니다...
IBM 사시는 게 상식적으로 볼 때는 현명한 거지만, 사람이 항상 그렇게 상식 대로만 살 수 있습니까? 그럼 세상이 참 재미 없을 겁니다.^^
>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라도 여러가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참고로 지금 집에선 IBM계열 컴을 쓰고 있는데 권태기(?)입니다.
> 이제 윈도우 로고만 봐도 짜증니 나려고 합니다... ^^;
그게 원래 속을 뒤집어 놓기 위해 특별히 연구한 게 아닐까 할 정도로 보기 괴롭게 디자인되어 있죠. 가히 "디자인적 범죄"라 할 만 합니다. 하지만 어떡하겠습니까?^^
아이북 사게 되면 (사게 되면 반드시 새로 나오는 거 사세요.) 여기 토마토넷 맥방의 많은 분들이 도와드릴 겁니다. 그거 하난 맘 탁 놓으셔도 됩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