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습니다만..

Re..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습니다만..

누구게 0 235 2001.02.24 06:00
> 안녕하세요. 정말.. 찾기 힘드네요..
> 간만에 쓸만한 맥 동호회를 찾은 거 같습니다..
> 앞으로 종종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단!! 맥이 생긴 이후에.. ^^)

> 94년인가.. 잠깐 맥 정보지를 받아본게.. 그 때 부터 였군요
> 맥에 욕심이 생긴게..


> 음.. 전 에플리케이션의 단순한 사용보다는 프로그래밍/컴퓨터 그 자차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돈을 좀 모아서.. 맥 중고라도 하나 사볼까.. 싶은데..

> 프로그래밍을 할수 있을만한 사양은 대충 어느 정도인지..
> 그 정도면.. 모델은 어떤걸 쓰면.. 좋을지.. 너무 궁금하군요..
> 집에 P3 733 윈도 PC 가 있는데.. 컴이 한대 있으니..
> 맥은.. 노트북으로 살까.. 생각중인데요..

> 머.. 안되면 데스크 탑이라두 괜찮겠죠..
> 넘 비싸면 안되구요.. 한.. 150 ~ 200 만원 사이로..
> 어떤걸 구입하는게 좋을까요? 될수 있으면..
> 새 노트북이.. 좋겟는데요.. 넘 비싸면..
> 중고 노트북이라도.. 아니면.. 머.. 데스크탑도 괜찮겠죠..

> 되도록이면 새노트북 을.. 원하는데요..
> 잘 아시는 분의 충고/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저는 잘 아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고 특히 프로그래밍이라면 "if"만 봐도 눈앞이 캄캄해지는 사람이지만 우선 줏어들은 대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노트북은 맥이 최곱니다. 데스크탑 맥이 성능대 가격비가 최고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랩탑은 맥이 아직까지는(?) 단연 우월합니다. 이유는 아시겠죠? 펜티엄은 진짜 랩탑용 칩이 아닙니다. 맥 프로세서 중 특히 G3는 거의 랩탑용 칩을 데스크탑에도 쓰는 거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새삼 IBM의 기술이 뛰어남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현재 미국에 있으니 미국가격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사람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신형 G4 랩탑의 저사양 모델이 2600 불인데요, 같은 성능 데스크탑 가격의 딱 두배입니다. 물론 모니터를 더하면 차이가 1.7 배 정도로 줄어들겠지만요... 이 2600 불 짜리 랩탑과 비슷한 사양의 비슷한 성능의 피씨 랩탑은 거의 3000 불 이상이고 이렇게 얄지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돈이 있다면 이 신형 랩탑이 침을 흘릴만한 물건일 겁니다. 그리고 이 랩탑 정도면 완벽한 피씨 (하드웨어) 에뮬레이션을 대략 초기 펜티엄 166 MHz ~ 233 MHz 수준(데스크탑 속도 기준)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G4는 이 피씨 에뮬레이션에서 G3보다 훨씬 빠릅니다. 윈도우즈 98은 돌릴 만 합니다. (하드웨어 에뮬이기 때문에 원하는 오에스는 어느 것이나 깔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깔 수도 있구요. 리눅스도 물론 깔립니다.) 랩탑의 휴대 편의성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맥 랩탑과 333 MHz 피씨 랩탑(이게 대략 데스크탑 166 수준이겠죠)을 함께 들고다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상과 같은 잇점을 보면 과연 프로그래머로서는 욕심이 날 만하다고 하겠죠. 게다가 이제 오에스 텐이 나오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최신 FreeBSD 환경이 제공됩니다. BeOS도 깔 수 있구요.

오에스 텐의 프로그래밍 환경은 아주 풍부합니다. 취미로 하실 거면 플랫폼 호환 컴파일러를 제공하고 비쥬얼 환경을 제공하는 리얼베이직을 쓰시면 됩니다. 이미 오에스 텐용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오에스 텐의 네이티브 언어는 코코아입니다. 코코아는 C++과 비교가 안 되는 오브젝티브 C입니다. 원래 애플의 계획은 코코아를 피씨로도 포팅하는 거였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경고로 인해 (짐작이지만 모두 그렇게 생각함) 소리없이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클래식 오에스(오에스 텐 이전의 맥 오에스를 이렇게 부름)에서는 자바 2 지원이 안 되지만 오에스 텐에서는 아예 네이티브로 지원됩니다. 즉, 가장 뛰어난 자바 환경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자바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나라 프로그래머들은 고민이 될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바를 지구상에서 추방하기로 선언한 이상... 저는 자바 프로그래밍을 잘 모르지만 표준 자바는 윈도우즈 VM에서 돌아가는 걸로 압니다. 윈도우즈용 J++이 표준 VM에서 안 돌아가는 거죠. 썩을 놈들... (얼마 전에 이천만 불 물어주는 걸로 소송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Sun은 소송비용으로 1 억불을 썼답니다.)

리눅스는 리눅스PPC가 있습니다. 평은 좋습니다. 서버 환경은 기다려 봐야 합니다. 오에스 텐이 FreeBSD 기반인 만큼 당연히 강력한 서버환경을 제공하겠지만 현재의 오에스 텐 서버라고 하던 것은 FreeBSD 기반의 서버가 아니라 이제 곧 나올 오에스 텐과 관계없는 NextStep 기반 서버였습니다. 그리고 서버 어플리케이션 개발환경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웹오브젝트가 있습니다. 이 웹오브젝트는 코코아의 서버 어플리케이션 개발환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 애플사이트가 이 웹오브젝트로 만든 것입니다. 문제는 코코아 전문 프로그래머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됩니다. 배울려면 장난이 아니겠죠. 좋은 점은 개발속도가 엄청나다는 것이랍니다.

소비자용 윈도우즈 프로그램을 개발하시려면 우리나라처럼 극히 윈도우즈 의존적인 환경에서 맥에서 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웹어플리케이션에서 그렇습니다. 이미 많은 영역이 모듈화되어 개발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너무나 클라이언트 사이드의 비쥬얼베이직스크립트와 액티브엑스 콘트롤을 많이 사용합니다. 윈도우즈 사용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쓰지만 웬만한 우리나라 웹사이트들은 윈도우즈 전용 사이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표준적인 웹사이트를 만드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맥으로 프로그래밍을 하시면 오직 피씨 에뮬인 버츄얼 피씨에서만 실험을 해야 하는데 프로세서 인텐시브한 액티브엑스의 다양한 효과들은 돌릴 수준이 안 됩니다. 진짜 피씨에서 해야만 합니다.

DB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자신이 특정 DB 프로그래머라면 그 DB가 맥에서 어느 정도 지원되는지, 그리고 클래식 환경 뿐 아니라 오에스 텐에서의 전망은 어떤 지도 별도로 고려해야 할 겁니다. 맥에서 우선적으로 지원되는 우수한 DB(파노라마--윈도우즈용 포팅이 거의 끝났음.)도 있습니다만, 이 DB를 돌릴 서버를 고려하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아직은 웹스타에서만 돌아감. 웹스타는 오에스 텐용이 거의 나왔음.) 펜티엄에서 돌릴 수 있는 DB만이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성이 있을 겁니다. 오라클도 클라이언트는 맥을 지원하지만 역시 맥은 서버로 지원되지 않습니다.

맥 자체의 소비자 시장에서의 전망은 우리나라의 경우에 그다지 밝다고 할 수 없습니다. 가격도 문제가 아니고 소프트웨어 환경도 문제가 아닙니다. (맥은 대부분의 영문 프로그램에서 한글 사용에 문제가 별로 없습니다. 소비자용 영문 프로그램의 풍부성은 윈도우즈에 그다지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게임만 제외하고.) 진짜 문제는 우리나라 웹환경이 절대적 윈도우즈 전용으로 급속히 치닫고 있다는 것입니다. 셀러론 333으로도 문제없이 사용가능한 웹사이트가 정작 고성능의 하드웨어와 첨단 오에스로 무장할 최신 맥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수도 없습니다. 그럼 아무리 성능이 좋다한들 어느 일반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쓸 컴퓨터로 맥을 사겠습니까? 아직은 모르고 맥을 산 컴초보들이 많지만,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아무도 감히 맥을 쓰려고 않을 것입니다. 물론 맥은 표준을 지원하지만 표준 짓밟는 것을 회사의 주업무로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위력 앞에 표준을 지키자는 구호는 메아리없는 비명일 뿐입니다.

맥은 다양한 콘텐츠 저작 분야에서 일반 소비자 시장과 달리 주류였고 앞으로도 이 자리를 지키리라고 전망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책이 바로 맥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미국에서 발매되는 대부분의 음악 씨디가 맥에서 마스터링된 것입니다. 영상 편집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판 쪽에서 맥기반을 위협할 마이크로소프트 최대의 무기는 XML 기반의 eBook입니다. 제 생각에 한 5 년 내로 판가름이 날 것 같습니다. 만약 상업적 프로그래밍을 고려하시면 이 다양한 콘텐츠 저작 도구 분야에서는 맥시장이 잠재력이 있습니다.

결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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