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왕초보 질문이요
누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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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5.14 22:00
저는 운영자는 아닙니다만 질문에 간단히 제가 아는 대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우선 맥 시스템에 대한 정보는 디자인하는 사람이 그리 많이 알 필요는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디자인하는 사람이나 음악 만드는 사람이 Perl Script를 쓸 줄 알고 RealBasic 으로 간단한 프로그램 정도는 만들 줄 알아야 한다면 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팔겠습니까? 제 친구들 중에도 일급 디자이너들이 있는데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서 도와주러 가 보면 정말 컴퓨터가 엉망입니다. 오로지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만 도사인 거지요. 제 생각에 이건 좀 곤란하고 자기 컴퓨터가 효율적으로 잘 돌아가고 효율적으로 잘 쓸 수 있게 관리할 수 있을 정도는 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원래 "매킨토시 바이블"이 유명한데, 지금은 인터넷 시대라 여러 자료를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잘 정리해서 쓴 전자문서가 있는데 상당히 오래 되어서 시스템 8.1까지만 나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요즘 열심히 최신판을 쓰고 있다고 자기 웹사이트에 써 놓았으니 아마 곧 출판이 될 겁니다. 가끔 여기 가셔서 확인하시고 최신판이 나오면 받아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http://mc04.equinox.net/informinit/update.html
다음은 박수한 님의 컴퓨터에 대해서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현재 미국에 있어서 한국의 매킨토시 유통사정을 잘 모른다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우선 포토샵의 메모리 부족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포토샵의 에러는 아마 디스크가 작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메모리가 부족하다는 걸 거로 짐작합니다. 포토샵은 메모리에 걸신들린 프로그램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것도 가상 메모리가 아니라 꼭 진짜 메모리라야 합니다. 포토샵은 가상 메모리를 싫어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들 중의 하나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그래픽/비디오 프로그램들이 똑같을 겁니다. 포토샵 작업을 위해 추천하는 메모리 용량은 512 MB 이상입니다. 포토샵에서 300 dpi로 A4 크기의 사진을 작업한다고 합시다. 층 하나만 해도 대략 12x9x300x300x36(bit)=35 MB에 달합니다. 층이 4 개라면 벌써 140 MB 입니다. 이걸 다 메모리에 얹어 놓고 작업을 해야하니 메모리가 얼마나 커야 할 지 아시겠지요? 600 dpi 가 되면 640 MB입니다. 그러니 bit depth를 좀 줄이고 층을 최소화해 가면서 효율적으로 작업을 해도 인쇄를 위해서 좀 큰 그림을 편집한다면 1 GB의 메모리를 깔고 작업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요즘 1 GB면 100 만원이 넘겠군요. 보통 컴퓨터 사용자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메모리 용량처럼 보일 지 모르지만 인쇄를 최종출력으로 겨냥한 포토샵 작업을 하려면 피할 수 없는 투자입니다. 최종 출력이 인쇄가 아니라 웹이나 비디오라면 크기가 비약적으로 줄어듭니다. 이건 맥이건 PC건 마찬가지이니 메모리를 사는 데 돈 쓸 각오를 하세요.
만약 지금 가지고 계신 9500에 맞는 메모리를 샀다가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면 그 비싸게 산 엄청난 용량의 메모리를 못 쓰게 됩니다. 그러니 먼저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할 건지 결정하고나서 메모리를 사세요. 그러면 우선 맥이 PC보다 나은 지 보겠습니다. 결론은 현재 포토샵을 쓰는 데 가장 적합한 플렛폼은 맥입니다. 이건 아도비 사 쪽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쓰기 편하고 효율적이고 이런 거 다 제쳐 놓고 성능만 비교했을 때 하는 이야기입니다. 현재로서는 맥 G4에서 포토샵이 가장 빨리 돌아갑니다. Athlon 1 GHz가 그 뒤를 쫓고 있지만 여전히 G4 500 MHz가 더 빠릅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맥에서 더 빨리 돌아간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지만 포토샵은 그렇습니다. 저는 심지어 맥이 더 느려도 맥을 쓰겠습니다. 속도만이 전부가 아니거든요. 그런데 속도도 더 빠르니... 그래서 이 그래픽 디자인 쪽은 여전히 맥이 표준입니다. 사무실은 100 % PC이고 디자인 실은 90% 맥이라고 보면 됩니다. (미국의 경우) 그래도 아직은 사지 마세요. 아마 몇 달 내로 G4e가 나올 걸로 예상됩니다. 지금의 G4보다 성능이 월등히 향상될 걸로 전망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9500과 G4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우선 성능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면에서 G4가 유리한 점이 많다는 점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G4는 속알맹이만 빼 놓고는 다 PC 부품들과 호환이 됩니다. 호환이라기보다 그냥 차이가 없습니다. 모니터, 하드, 메모리, 주변기기, 전부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9500은 안 그렇습니다. 그러니 9500에 돈 들이지 말고 기다렸다가 새로 나오는 G4를 사시기 바랍니다. 애플 모니터는 절대 사지 마세요. 성능은 좋지만 결국 미쯔비시 다이아몬드트론인데, 껍데기 좀 예쁘게 싸 발랐다고 엄청난 바가지 가격으로 팝니다. 애플은 요즘 보통 한 기종을 세 급으로 만들어 파는데, 사실 CPU 성능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현재는 400/450/500 MHz) 그런데 메모리 값과 하드 값을 시세보다 훨씬 높이 받습니다. 그러니 가장 낮은 급을 사서 메모리와 하드를 시장에서 사서 다는 게 훨씬 이득입니다. 그러니까 애플에서 살 거라고는 달랑 컴퓨터 본체 뿐입니다. (제일 낮은 급) 포토샵에서 9500과 G4의 성능 차이는 아주 엄청나다고 보면 됩니다. 벤치마킹 결과를 종합해 보면 G4 400 MHz가 9500 200 MHz 보다 10 배까지 빠를 거로 보입니다. 프로세서 스피드 뿐만이 아니라 버스, 하드, 그래픽 모든 게 영향을 미치고, 현재의 벤치마킹 프로그램들이 G4의 벡터엔진 효과는 측정을 못 합니다. 그런데도 기본적인 프로세서 스피드만 3 배로 나와 있습니다. 특히 포토샵 5.5는 이 벡터엔진 덕을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니 10 배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겁니다. 그것도 G4 400 MHz가 그러니 새로 나올 G4e 에서는 20 배까지도 바라볼 수 있겠지요. 이제 새 컴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들지요?
하드는 제가 자유 게시판에 썼다시피 새로 나오는 대형 ATA66 드라이브를 사시면 됩니다. 현재의 G4에는 ATA66를 두 개까지 달 수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 이 맥스터 40 GB 짜리 새 하드가 9500과 잘 호환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제 기억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새 ATA66 드라이브들은 엄청 빠릅니다. 어차피 하드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으니 너무 작은 걸 사지 말고 큰 걸 사는 게 용량 뿐만이 아니라 속도를 위해서도 바람직합니다. 용량의 절반 이상을 넘어가면 하드드라이브의 구조 상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40 GB 짜리 하드는 백업용이 아니라면 20 GB까지 쓸 거로 생각하시는 게 현명합니다. 한 두 달 내로 IBM도 75 GB 짜리 ATA66 드라이브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용량이 크면 속도도 빠르다는 점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기록 밀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이 맥스터와 IBM의 새 드라이브들은 다 4 장의 디스크가 들어있고 IBM 의 75 GB 짜리가 더 고밀도라서 더 빠릅니다. 하지만 이 맥스터만 해도 30 MB/초의 실제 속도가 나옵니다. 한 번 지금 9500의 하드가 어느 정도 나오나 실험해 보세요. 30 MB/초가 얼마나 빠른 건지 실감이 나실 겁니다.
모니터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삼성이 가격대 성능 비가 뛰어나고 섀도우 마스크 형 중에서는 히타치가 가장 나은 것 같습니다. 저는 히타치의 SuperScan 776을 샀습니다. (삼성도 섀도우 마스크 형) 애퍼쳐 그릴 형 중에서는 소니의 트리니트론이나 미쯔비시의 다이아몬드트론이 유명한데, 저는 다이아몬드트론이 더 좋아 보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섀도우 마스크 형이 더 쌉니다. 성능은 애퍼쳐 그릴 형이 더 낫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그래픽을 하려면 최소 19 인치 이상이라야 하는데, 가능하면 21 인치가 바람직합니다. 19 인치에서는 1280x1024 도 무리입니다. 그리고 이제 모니터는 PC와 맥이 전혀 구별이 없습니다.
그럼, 새 컴 살 돈 많이 모으실 수 있기를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