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남녀 공방전]-16.봄날은 갔다.

[한심남녀 공방전]-16.봄날은 갔다.

기뿐비 0 1,181 2003.12.05 00:02
오랜만에 다시 뵙네요.
저는 활동을 중단하고 잠시 쉬는동안 극비리에 일본에 건너가 성형수술을...쿨럭~
연재 쉬는 동안에도 잊지않고 찾아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럼 여러분들의 별로 안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식스...식스...아..대구리 깨질라..16편 올립니다.


<지난줄거리>
메리 선도맨에게 대구빡의 오보에 대한 정정보도 시도하나 번번히 무산.
메리 선도맨의 자택방문.
선도맨 부재중 대구빡 살색충만 비디오 감상.
메리 대구빡에게 선도맨의 귀가여부 문의.
대구빡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
메리 선도맨을 기다리겠다는 의지 피력.
메리 대구빡이 조제한 강력 수면제로 수면돌입.
메리 새벽기상후 선도맨의 외박 인지.
대구빡 선도맨의 숙직사실 뒤늦게 발표.
메리 대구빡에게 육체적 응징 시도.
메리와 대구빡 오해유발 포즈 발생.
선도맨 기습관람.............그리고..........

'선도맨!'
'히야!'
불의의 사태에 당황한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대구빡이 털빠진 날다람쥐 포즈로 휙날라 선도맨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그것은 지지대의 강도와 자신의 중량의 함수관계를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무리한 시도였다.
선도맨의 정갈한 이마에 십자힘줄이 빠직 돋는순간 선도맨과 대구빡은 엉겨붙은채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벌떡 일어난 대구빡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선도맨을 일으켜 세워 자신의 품에 안았다.
'내는 원하지 않았는데 저 여자가 강제로....'
대구빡은 비극적인 여운을 남긴채 말끝을 흐리며 70년대 방화 여주인공 포즈로 침대위에 몸을 던졌다.
선도맨은 일순간에 얼굴에서 핏기가 싹 빠져나가며 백인으로 변신했다.
꿈많던 여고시절 미제쪼꼬렛을 노리고 국적불명의 퓨젼잉글리쉬로 펜팔을 했던 USA의 샘을 능가하는 멀건 자태였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친절한 미소를 띄우며 선도맨 앞으로 다가갔다.
'메이 아이 헬프 유?'
침대위에 엎어져 있던 대구빡이 벌떡 일어나 놀랍도록 유창한 영어로 화답했다.
'샷 다 마우쓰'
그러나 선도맨은 휘몰아치는 영어의 광풍속에서도 끝내 흔들리지 않고 바르고 고운 우리말을 지켜내며 모범적인 국어선생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아우의 말이 사실인것이니?'
나는 선도맨의 고귀한 뜻에 동참하고자 아름다운 우리말의 시적감성을 살려 은유적으로 항변하였다.
'토끼가 우에 곰을 덮치노?'
대구빡이 콧물을 흩날리며 강렬한 콧방귀를 날렸다.
'방사선 맞은 토끼가?'
'토끼의 세계에도 개체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야된다'
'니 꼴리는 대로 생태계를 흐리지 마라'
'니가 인간으로 태어난기 생태계를 흐리는기다'
'조물주의 깊은뜻을 니가 우에 알겐노?'
'니 조물주랑 친하나?'
'개인적으로 친분은 엄따'
'그라마 뭔 빽으로 인간으로 태어난기고?'
'신의 뜻이다'
'신이 원망스럽다'
'인자 신한테도 개기나?'
'니도 억울하이 누명쓰봐라'
'신앙의 힘으로 극복해라'
'니 종교가 뭔데?'
'조로아스터교다'
대구빡과 나는 선도맨의 존재를 잠시 망각한채 생물학과 신학을 아우르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중간에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대화의 주제가 무엇이니?'
선도맨이 시기적절하게 과열된 토론을 중재했다.
대구빡이 오뎅같은 손꾸락으로 나를 찍었다.
'저 여자가 내를 덮치따는기다'
나를 바라보는 선도맨의 정갈한 눈까풀이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요......요.......'
선도맨의 안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폭발직전의 댄저러스 레벨에 도달했다.
선도맨은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는 눈길로 대구빡을 바라보았다.
대구빡이 안면폭파의 위기에 몰린 선도맨을 구출하기 위해 주디를 대여해주었다.
'욕구를 참을수 없었던기가?'
'고맙다 아우야'
나는 대구빡의 대구리를 양손에 딱 끼우고 선도맨의 눈앞에 들이대었다.
물집이 터진 자리마다 아까징끼를 선택적으로 도포한 대구리와 최소한의 미학적 배려도 없이 아까징끼를 무차별 도포한 모가지는 복날 똥개로 오인되어 비명에 간 달마시안의 혼이 피맺힌 한을 품고 구천을 떠도는 형상이었다.
선도맨이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미안하지만 좀 치워주겠니?'
'이꼴 보고도 욕구가 생기겐나?'
선도맨은 절도있는 도리질로 내 주장의 타당성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이제야 드디어 오해가 풀리는 것인가.....
'너는 벼.......벼........'
선도맨의 안면가열이 또다시 위험수위를 넘어서자 대구빡이 다시 주디대여를 실시했다.
'니 변태가?'
'재차 고맙구나 아우야'
순간 대구빡의 아까징끼 페이스에 의문의 빛이 서렸다.
'니보고 변태라 카는데 내가 기분 나쁜 이유가 뭐고?'
비록 변태로 몰렸으나 내입장에서는 과히 나쁜 기분은 아니구나.
'저 아까징끼 달마시안 농간에 속지마라'
대구빡이 귀를 쫑끗 세우고 전투적으로 짖었다.
'니가 지금 내를 개로 분류하나?'
나는 개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기 위해 대구빡을 개무시하고 선도맨에게 집중했다.
선도맨의 정갈한 눈동자에 혼란의 빛이 서렸다.
기회는 찬스다.
나는 그틈을 놓치지 않고 즉각 공세를 강화했다.
'가슴을 열고 내말을 쫌 들어도'
순간 선도맨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선도맨의 변화무쌍한 안면칼라는 마치 남동생의 배변현장을 실황중계 하는 듯 했다.
선도맨이 파바박 양팔로 가슴을 가렸다.
'아우만으로는 모자라 이제 나의 육체까지 유린하려는 것이니?'
대구빡이 즉각 몹시 자존심 상한 표정으로 항변했다.
'내가 만족을 몬주딴 말이가?'
아...이야기가 왜 그리로 새는 것이냐....
'선도맨. 내 그런여자 아이다'
'더 이상 너의 변명은 듣고 싶지 않구나'
'한번만 기회를 도'
나는 고전미를 살려 선도맨의 바짓가랭이를 붙잡고 매달렸다.
'이제는 너와의 인연을 끊으련다'
선도맨은 단호한 뒷발질로 나의 손길을 뿌리치고 방구석으로 달려가 벽에 이마를 대고 면벽수행에 돌입하였다.
나는 선도맨에게 한번만이라도 나를 돌아봐주기를 간절히 애원했으나 선도맨은 벽에 쫙 달라붙어 끝내 돌아서지 않았다.
나와의 인연을 끊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파르르 떨리는 선도맨의 좁은 어깨와 앙상한 새다리앞에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쓸쓸히 일어나 힘없는 발걸음을 현관으로 돌렸다.
순간 대구빡이 뒤를 따라와 안타까운 표정으로 내앞을 가로막았다.
'그렇다고 이래 기냥 갈기가?'
절망으로 무너지는 내 쓸쓸한 뒷모습에 대구빡이 드디어 양심의 가책을 느낀것인가...
'초코파이는 두고가라'
나는 쓸쓸한 미소를 띄우며 대구빡의 빨간 모가지를 문틈에 낑구고 슬픈 몸짓으로 문을 닫았다.
선도맨과의 짧고도 안타까운 사랑에 종지부를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한걸음 한걸음이 천근만근이었다.
브로큰 하트를 부여잡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내 슬픈 망막에 최초로 포착된 것은 오만상 찌그러진 모친의 얼굴이었다.
지금 이순간 가장 마주치기 싫은 인물 서열 1위가 바로 모친이었건만...
모친은 불룩 융기된 나의 복부를 떨리는 손으로 쓰다듬었다.
'벌씨로...'
나는 복부에 품었던 초코파이 상자를 꺼내었다.
'벌씨로 해산했다'
인스턴트 식품을 극악하게 혐오하는 모친은 즉시 초코파이를 압수하려 나를 덮쳤으나 나는 내속으로 낳은 신생 초코파이를 지켜내려는 피끓는 모정으로 초코파이를 다시 배에 품었다.
'좋은말로 할때 내놔라'
모친의 얼굴이 다시 찌그러졌다.
33년만의 극적인 모녀화해 이후로 모친과 나 사이에는 유래없던 온난전선이 형성되었건만 모친의 주위를 감싸고 도는 이 한랭전선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혹여 모친이 선도맨과 나의 결별을 눈치챈것인가..
나는 조심스럽게 모친을 떠보았다.
'와 저기압이고?'
모친이 격하게 울분을 토했다.
'지리산 약명문디가 날짜 안잡아주대'
순간 내 브로큰 하트가 덜컹 복부로 추락해 초코파이를 압박했으나 나는 필사적으로 태연을 가장했다.
'그...그랜나?'
'뮈시 히꾸무리한 다마같은기 가로막고 있어가 날짜가 안빈단다'
나는 모친의 주의를 흐리기 위해 바카스 물타기작전을 시도했다.
'꼭 가고싶어도 몬가겠네'
그러나 모친은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고 수사망을 좁혀왔다.
'선도맨이랑 뭔 문제인나?'
모친은 원하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고문도 능히 해낼 수 있는 악날캅이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내 오늘 쫌 일찍 출근해야된다'
'퇴근하자마자 바리 날라온나'
나는 모친의 최후 소환통보를 등에 꼽은채 다급하게 화제슈퍼로 날랐다.
카운터에는 늙은제비가 날로 발전하는 현대문명속에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주판알을 튕기고 있었다.
그 모습은 쇠락해가는 화제슈퍼와 환상의 매치를 이루며 짐짓 비장미마저 풍기고 있었다.
'와 이래 일찍완노?'
'아픔이 있어예'
나는 슬픈 사슴의 눈망울로 전방 45도 각도를 향해 아련하게 시선을 처리했다.
순간 내 슬픈 눈망울에 먼지로 뒤덮인채 군데군데 이빨 빠지듯 텅 비어버린 진열대가 눈에 들어왔다.
'물건 쫌 해너이소'
'돈이 엄따'
사랑에 실패한 내 황량한 엠티 하트와 저 텅빈 진열대가 다른 것이 무엇인가...
나는 메어지는 가슴으로 텅 빈 진열대를 부등켜 안았다.
압도적인 슬픔은 내 근로의욕을 꺾었다.
'내 오늘 일 안해예'
'와?'
'슬퍼서예'
나는 노동자 파업역사상 가장 시적인 이유를 남기고 화제슈퍼를 뛰쳐나왔다.
이 넓디 넓은 세상 어디에도 내 찢어지는 가슴을 포근히 감싸줄수 있는곳 하나 없단말인가..
나는 마지막 희망으로 오래두고 사귄 벗 장모양의 집으로 향했다.
장모양은 오늘도 누군가의 등을 후리기 위해 거울앞에서 출근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왠일이고? 재수없구로'
'내 무너지는 가슴 위로 쫌 해도'
장모양이 진지하게 내 흉부를 응시했다.
'마이 무너졌네'
'술한잔 사도'
'싫다'
나는 회심의 멘트를 남기며 기탄없이 돌아섰다.
'그라마 내 테이트하러 가꾸마'
'잠깐!'
장모양이 파바박 나를 잡아 눌러 앉히고는 냉장고로 달려가 반쯤 먹다남은 빼갈을 꺼내와 내앞에 놓았다.
혼자사는 처녀의 냉장고에 쏘주도 아니고 빼갈이 왠말이더냐.
밤마다 감당할수 없는 외로움을 독주로 달랬던것이냐....
'마이 외로번나?'
'탕슉 시키니까 써비스로 주드라'
'니 혼자 탕슉 쳐무이 술술 넘어가드나?'
'안넘어가대'
'우리의 우정은 아직 살아있구나'
'니 오까봐 불안해가 겨우 넘기따'
편히 넘기지 못했다니 그나마 위안이 되는구나.
'잔은 안주나?'
'나발 불어라'
나는 씽크대에서 잔 두 개를 가져와 바닥에 놓고 안주로 배에서 초코파이를 꺼내 놓았다.
'방아간서 샀나?'
'와?'
'떡된네'
장모양이 찌그러진 초코파이 한 개를 베어물었다.
'안주 겐세이 지기지 마라'
'드러버서 안묵는다'
장모양이 초코파이를 도로 뱉어 베어 문 자리에 다시 붙였다.
니가 하는짓은 깨끗한 것이냐...
'섬섬옥수로 한잔 따라봐라'
'내 출근해야 된다'
'니는 우정보다 출근이 중요하나?'
'잘 아네'
장모양이 핸드백을 들고 일어섰다.
'내 남자한테 차이따'
순간 장모양이 핸드백을 털썩 내려놓고 내 옆을 다가 앉았다.
'와 진작 말 안핸노?'
장모양은 나의 잔에 빼갈을 가득 따라주고 자신의 잔에도 따랐다.
'니빠이 엄따'
'축배를 들자'
'십탱아!'
장모양과 나는 잔에 철철 넘치는 빼갈을 원샷으로 꺾었다.
'캬오!'
'화르르륵!'
한 마리의 상심한 용가리와 또 한 마리의 희열에 찬 용가리는 서로 마주보며 불을 뿜었다.
장모양이 다시 술병을 잔에 기울였으나 병은 텅 비어 있었다.
'잔치에 술이 모지라마 되나?'
장모양은 득달같이 슈퍼로 달려가 빼갈 10병을 사왔다.
'인생에 미련엄나?'
'섞어 마시마 뒤끝 안좋다'
빼갈 10병을 마시기에는 너무나도 타당한 논리로구나.
나는 혼탁한 음주세태 속에서도 굳건히 절도있는 음주자세를 유지하는 장모양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 깊은뜻을 받들기 위해 슈퍼로 달려가 사재를 털어 몽쉘통통과 오예스를 구입하여 안주 역시 통일성을 유지했다.
'훔친나?'
'샀다'
'니가 돈이 어딘노?'
'아부지가 금일봉으로 만원 주따'
'니 한달 생활비 아이가?'
나는 앞에 놓인 빼갈 10병을 바라보며 비장하게 선언했다.
'돈이나 시컨 쓰고 죽을끼다'
'스케일 좀 키아라'
장모양과 나는 첫 번째 빼갈병을 따고 본격적으로 죽음의 음주에 돌입했다.
한잔을 들이킬때마다 장모양과 내가 뿜어내는 용가리 불기둥에 방안의 온도는 수직상승 되었다.
장모양과 나는 빠른체온강하를 위해 윗장을 흉부 바로 아래까지 까고 바지도 무릎 부위까지 둥둥 걷어 올렸다.
10병의 빼갈이 거의 다 비어갈 무렵 장모양과 나는 다정하게 몽쉘통통과 오예스를 한 개씩 입에 물고 방바닥위를 꿈틀거리고 있었다.
내 일그러진 시야에 포착된 장모양은 한폭의 피카소의 그림으로 승화되었다.
'니 눈까리가 와 배에 붙어인노?'
'눈까리가 미친나?'
장모양은 꿈틀거리며 손꾸락으로 배꼽을 쥐어뜯어 얼굴에 갖다 붙이려고 용을썼다.
'내 눈까리 한 개 어딘노?'
나는 꿈틀거리며 내 복부를 바라보았다.
'니 눈까리가 와 여기 붙었노?'
'내 눈까리 내놔라'
장모양은 도난당한 한쪽 눈까리를 회수하기 위해 번개같이 몸을 날리..........려 했으나 과도한 알콜섭취로 뼈가 녹아내린탓에 윗장의 하단을 까제낀 자세로 방바닥을 타고 흐르며 꿈틀거리는 아메바 댄스를 선보였다.
'니 이요리랑 똑같네'
'실연축하 공연 해주꾸마'
장모양이 꿈틀거리며 벽을 짚고 일어서서 빼갈 5병을 깐 정신에도 차마 눈뜨고 관람하기 어려운 자태로 흐느적거렸다.

just one ten bottle
술떡이 되는 시간

순간 나는 내부 저 깊은곳에서 울컥하고 올라오는 역류를 느꼈다.
그것은 결코 과도한 음주로 인한것만은 아니었다.
'제발 고마해라'
그러나 이미 삘을 받은 장모양은 결코 중단하지 않았다.

초코립스틱 흉측하기도 하지
기어와 봐 다가와
넌 토할수도 있잖아

나의 내부에서 분출한 초코분수가 허공에 장렬하게 흩뿌려졌다.
일차 솟구친 분수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며 방바닥에 누워있는 나를 덮쳤다.
나의 분수쑈에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을 받은 장모양이 적극 가담했다.
'꾸엑!'
장모양과 나는 번갈아 초코분수를 뿜어대며 그대로 동반기절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희미하게 돌아오는 의식을 부여잡고 힘겹게 눈을 떴을때는 이미 창밖이 어두워져 있었다.
방바닥에 걸레처럼 널부러진 장모양과 나의 몸위로는 초코토사물이 말라붙어 얇은 초코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나는 빠개지는 대구리를 감싸쥐고 힘겹게 일어나 앉았다.
나의 기척에 의식이 돌아온 장모양이 꿈틀거리며 눈을 떴으나 자신이 치워야할 광란의 현장을 보고는 차마 다시 눈을 감았다.
토사물로 떡이 된 나의 여고 추동계 체육복의 냄새는 가히 살인적이었다.
나는 장모양의 옷장으로 기어가 츄리닝 한 벌을 꺼내 갈아입기 시작했다.
장모양은 역시 있는자답게 츄리닝마저 삐까뻔쩍한 메이커였다.
힘겹게 장모양의 츄리닝을 거의 다 입었을 무렵 눈을 번쩍 뜬 장모양이 필사적으로 기어와 나에게 달려들었다.
'안된다. 새로산 츄리닝이다'
'빨아가 주께'
'니 이거입고 가가 데이트 할라카재?'
장모양은 과도한 음주의 후유증으로 인해 지맘대로 흩날리는 사지를 흐느적거리며 결사적으로 내옷을 벗기려고 들었다.
'이카지 마라. 내는 니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해 본적 엄따'
나는 장모양의 빗나간 욕정을 뿌리치고 비틀거리며 현관을 기어나왔다.
세정거장 거리의 우리아파트단지까지 차가운 밤공기를 들이마시며 기었으나 빼갈 5병의 잔재는 실로 막강하여 아파트 정문에 다다랐을때까지도 여전히 직립보행이 불가능했다.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거리의 비행견이 내 주위를 빙빙돌며 추파를 던졌다.
(눈치챘는가...이글의 전편을 통털어 최고의 극악 변태 하드코어 문장이다. 미풍양속을 해치고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친점 깊이 반성하는 바이다)
이 상태로 귀가한다면 모친의 손에 의해 개소주가 될터..
나는 추근거리는 거리의 비행견을 쓰레빠로 도도하게 후려갈기고 술이 깬 후에 집에 들어가기 위해 놀이터로 앞발을 돌렸다.
광할한 모래사막을 지나 벤취로 기어가 겨우 앉으려는 순간........
벤취위에는 모가지에 허연 붕대를 칭칭 감은 대구빡이 담배를 꼬나물고 나를 내려다보며 앉아있었다........

211.203.152.27KENWOOD 12/05[08:48]
푸하하하!!! 앗싸!!! 아메바댄스~~~~켁!
211.44.178.154공작가 12/05[09:25]
아싸... 드뎌 다시 연재되는구먼... ㅋㅋ;;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