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빡은 상반신의 의상은 생략한채 하반신에 둥둥 걷은 츄리닝만 착용한 토속에로영화에서
혼례치른지 사흘만에 청상이 된 마님을 노리는 머슴차림으로 다가와 덮칠 듯이 나를 야렸다.
오밤중에 훌떡 벗고 과부위문공연이라도 다녀오는 길이냐....
'인자 히야한테 덤핑치나?'
'모함하지 마라. 건전한 이성교제다'
나는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아쉽지만 선도맨의 품에서 벗어나 옷고름을 나비매듭으로 조신
하게 묶었다.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였니?'
선도맨이 우측의 대구빡과 좌측의 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테크노 질문을 던졌다.
'안면만 있다 뿐이가?'
대구빡이 토속에로영화에서 바람난 마님의 약점을 잡은 문간방 마서방같은 눈길로 나의 흉부와 겨드랑이를 훑었다.
저놈이 무슨말을 하려는 것인가....
'쪼...쪼매 낮은 익네'
'이것 참 우연찮은 인연이로구나. 정식으로 인사들 나누려므나'
선도맨이 대구빡의 턱밑에 손바닥을 펼쳤다.
'이쪽은 나와 함께 기거하고 있는 후배...'
'둘이 동거하나?'
'플라토닉한 사이다'
대구빡이 성적인 결백을 주장했다.
'말라 저런아랑 같이 사는데?'
'선도를 위해서 어쩔수 없었단다'
'와?'
'침식을 제공해주지 않으면 거리를 방황하는 비행청년이 될거라고 해서...'
'히야의 선도인생에 금자탑으로 우뚝 서고 싶다'
대구빡이 선도맨의 손바닥위에 살포시 180도 회전대구리를 얹었다.
대구빡. 너는 역시 선도맨의 선도를 향한 순수한 열정을 숙주로 삼아 그 피를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이었구나.
선도맨이 내 턱밑에 손바닥을 펼쳤다.
'이쪽은 나의.....'
선도맨의 볼에 불이 화르륵 피어 올랐다.
대구빡이 재빨리 침을 뱉어 초기진화에 성공했다.
'나의....아름다운 연인....'
대구빡의 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히야. 그래 굶주리썬나?'
'저녁 식사를 못해서 배가 고프긴 하구나'
'내를 선도해준 보답으로 저 여자의 비리를 알케주꾸마'
저놈이 관점에 따라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을수도 있는 내 과거의 행적들을 내 인생의 마지막
정거장에게 폭로하려는 것인가...
나는 파바박 팔을 뻗어 선도맨의 오른쪽 귀를 막았다.
'오늘 억수로 즐거벘다'
선도맨은 오른쪽 안면에 집중적으로 피가 몰려 아수라선도맨이 되었다.
'내일은 꼭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꾸나'
'꼭 묵자!'
대구빡이 선도맨의 왼쪽 귀를 막고 나를 야렸다.
선도맨의 왼쪽 안면에 별다른 색조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플라토닉한 사이라는 대구빡의 주장은 거짓이 아닌 듯 했다.
'사나이들의 우정을 방해하지 마라'
'니야말로 선남선녀의 사랑을 방해하지 마라'
아수라엄정화로 변신한 선도맨이 대구빡과 나의 손을 잡아당겨 마주잡게 했다.
'이웃지간에 사이좋게 지내야 한단다'
선도맨은 오늘의 마지막 선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흡족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대구빡이 치를 떨며 내손을 뿌리쳤다.
아...아깝구나. 내가 먼저 뿌리치려 했건만...
'히야!'
대구빡이 선도맨의 뒤를 따라가려 했다.
'자...잠깐!'
나는 급박하게 대구빡의 팔을 잡았다.
'놔라. 팔 썪는다'
내손이 먼저 썪을 것 같구나.
'얘기 쫌 하자'
내도 할 얘기 많다'
'그렇재?'
'히야한테 할 얘기 많다'
대구빡이 내손을 뿌리치고 정말 할 얘기가 많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급한 발걸음으로
내 사정권에서 벗어났다.
이대로 저놈을 보낼수는 없다....
이제 대구빡은 상가 끝 치킨집을 지나고 있었다.
'치킨 사주ㄲ....'
께 자나 마저 끝나면 오지 그랬는냐.
'니 얘기도 들어봐야 공평하지 싶다'
닭 한 마리 판매시마다 다리 한짝씩을 횡령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치킨집에는 괴괴한 적막
속에 가게의 오너인 과부만이 부스스한 헤어스타일로 카운터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지매. 치킨 한 마리 얼마라예?'
'만천원이다'
나는 치마를 들추어 품속에 소중히 간직해 두었던 만원을 꺼내었다.
'만원에 해주마 안되예?'
'정찰제다'
'그라마 요절했는 중닭으로 튀가 주이소'
대구빡이 고기에 대한 타는 목마름으로 3년가뭄에 논바닥 갈라터지는 목소리로 항의했다.
'주문하다 날샐끼가?'
'예산에 맞차가 가격을 츄라이 해야될거 아이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험수위에 다다른 가계부채를 야기한 빈약한 경제관념에 일침을 가하고
자 대구빡을 야리는 순간 비록 적이지만 나는 놈의 미술적 재능에 감탄을 금할수 없었다.
수백년 수령의 고목(나무젓가락)에 둘러싸인 기암괴석(대구리)의 갈라진 틈(입)에서 발원한
비룡폭포(침)가 절벽(가슴)을 타고 떨어져 계곡(다리사이)로 흘러내리는 한폭의 산수화를 대
구빡은 온몸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해석은 개개인의 몫으로 남겨지는 것.
과부는 토속에로영화에서 3년 독수공방한 마님이 등목하는 머슴을 훔쳐보는 눈길로 대구빡을
바라보았다.
'총각. 쪼매만 기달리그라'
과부 역시 수문을 열어 제한수위를 넘긴 에로타액을 방출해내고 있었다.
나는 역류되어 범람하는 타액을 피해 대구빡의 맞은편 의자위에 쪼그리고 앉았다.
'와 훌떡벗고 설치노?'
'옷 빨았다'
'그라마 신문지라도 걸치고 댕기라'
'내 체육복 내놔라'
다 떨어진 체육복에 대한 그 집념을 생산적인 일에 쏟았다면 이미 대성하고도 남았겠구나.
순간 과부가 대형접시에 고봉으로 담긴 치킨을 대구빡쪽으로 극심하게 치우친 테이블좌표위
에 놓았다.
'총각 마이무라'
이 치킨왕릉이 닭 한 마리 분량이란 말인가.
선도맨과의 헝그리 데이트로 허기에 지친 나는 파바박 팔을 뻗어 닭다리를 집었다.
닭다리를 막 입으로 가져가는 순간 대구빡이 나를 야렸다.
'대화하기 싫으나?'
나는 닭다리를 제자리에 살포시 내려놓고 언제 다시 보게될지 모르는 탐스러운 치킨의 모습
을 가슴에 아로새겼다.
'와 닭다리가 네 개라예?'
'샴쌍둥이 닭이다'
과부가 씹지도 않고 치킨을 후루룩 마시고 있는 대구빡의 옆에 딱 붙어 앉았다.
'아지매 와 글마옆에 앉아예?'
'총각한테 닭뼈 발라줄라꼬'
닭뼈가 아니라 오늘밤 대구빡의 뼈를 발라놓고 싶은 것이겠지.
대구빡의 대구리에 닭똥같은 식은땀이 찍 흘렀다.
'쫌 가이소. 중용한 얘기 해야된단 말이라예'
'총각. 얘기만 해야된다'
과부가 대구빡을 안타까운 눈초리로 바라보며 뒷걸음질 쳐 물러났다.
'사상 최초로 니한테 고맙다'
오....이것은 경색국면에 접어든 대구빡과 나의 대화를 화해모드로 이끌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고마브마 선도맨과 내 사이를 가로막지 말아도'
'그래는 몬한다'
대구빡이 분기탱천하여 닭다리를 휘둘렀다.
이놈이 이리도 선도맨과 나의 교제를 극렬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선도맨과 사회통념을 뛰어넘는 사랑을 나누는 사이는 아니라는 것은 이미 증명된 터.
그렇다면 설마.......
'니...혹시...혹시....'
'떠듬지 말고 말해라'
'혹시....내를 흠모하는기가?'
대구빡의 입에서 닭 덩어리들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예상했던 반응이었으나 과히 유쾌하지는 않구나.
'꼭 올릴 필요까지 있었나?'
'비위강한 내로서도 도저히 참을수 없었다'
대구빡이 올린 닭 덩어리들을 후다닥 다시 마셨다.
'그라마 방해하는 이유가 뭔데?'
'히야 결혼하마 내 갈데 엄짢아'
'그기 이유가?'
'와 맘에 안드나?'
'니는 방 얻을 돈도 엄나?'
'니는 인나?'
'물타지마라'
'대화종료다'
뼈한조각 안남기고 치킨왕릉을 초토화시킨 대구빡이 일어섰다.
과부가 파바박 대구빡의 앞을 가로막으며 수많은 밤의 역사를 이루어내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명대사를 읊었다.
'커피 한잔 하고 가라'
'과식하마 안되는구마'
방금전에 닭 두 마리 지혼자 다 쳐먹은 놈의 입장에서 너무 양심없는 대사 아니냐.
대구빡이 과부를 지나쳐 출입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이대로 협상이 결렬된 채 대구빡을 보낸다면 놈의 다음행보는 불을보듯 뻔한 터.
저놈을 다시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한다.
나는 손이 썩는 고통을 참고 대구빡의 팔을 잡아끌어 테이블에 앉혔다.
'내 얘기 안즉 안끝났다'
'내는 다 무따'
결렬 위기에 처한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의 마련이 절실했다.
나는 과부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아지매. 맥주 두잔만 외상해 주이소'
'외상사절이다'
나는 맥주 두잔의 대가로 저고리를 벗어 과부에게 주었다.
토속에로영화의 과부 패션으로 맥주두잔을 들고 대구빡의 맞은편에 앉았을 때 대구빡은
차마 눈을 감았다.
'벼룩시장이라도 걸치라'
'무라. 내 성의다'
'술 안묵는다'
'안묵는기가? 못묵는기가?'
'배부른기다'
교묘하게 피해가는구나.
순간 과부가 대구빡 옆에 딱 붙어 앉더니 놈의 어깨에 수줍게 사자머리를 기대었다.
'총각. 술 무마 힘 몬쓴다'
대구빡이 파바박 맥주를 원샷했다.
'양지 바른데 묻어도'
대구빡은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바닥에 대자로 뻗었다.
'술 못묵는 총각한테 와 억지로 미기노?'
'아지매땜에 무짢아예!'
'총각. 내가 인공호흡 해주께'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대구빡에게 과부가 입술을 들이대었다.
과연 저 여인의 응급처치는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인가...
나는 과부를 밀쳐내고 대구빡의 싸대기를 왕복으로 갈겼다.
'정신차리라!'
대구빡은 무방비 상태로 축 늘어져 있었다.
아...언제 이런 기회가 또 올것인가.
나는 악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신들린 듯이 놈의 대구리를 갈겼다.
대구빡의 싸대기의 실핏줄이 터지고 쌍코피가 흐르는 채로 죽은 듯이 널부려져 있었다.
정녕 죽은것인가...
한 많은 인생 시집도 못가보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한단 말인가..
나는 귀가 썪는 고통을 무릎쓰고 대구빡의 벗은가슴에 귀를 대었다.
아직 심장이 뛰고 있었다.
늦기전에 놈을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나는 대구빡을 업기위해 과부에게 도움을 청했다.
'내가 업으끼다'
과부가 대구빡의 가슴에 들러붙었다.
나는 위급한 상황속에서도 과부에게 이제 그만 빗나간 욕망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활에
최선을 다하도록 충고해 주었다.
'닭이나 튀기소!'
원래의 몸무게에다 닭 두 마리의 무게까지 더해진 대구빡을 등에 올려놓다 지옥의 하중이
무릎관절을 꺾었다.
나는 살인범의 멍에를 벗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대구빡을 등에 얹을채 기어서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 침상에 대구빡을 패대기 치는 순간 흰 가운을 펄럭이며 의사가 다가왔다.
'닥터 장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쫌 살리주이소'
닥터장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쌍코피가 흐르는 대구빡의 코를 살폈다.
'과로사 하셨습니다'
닥터장이 흰천을 대구빡의 몸위에 덮어씌웠다.
나는 후다닥 흰천을 벗겼다.
'그기 아이고요. 맥주 한잔 묵디만 갑자기요....'
'갑자기요?'
닥터장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내 진술을 인터셉트했다.
'예. 갑자기 픽 꼬꾸라졌어예'
'돌연사 하셨습니다'
닥터장이 다시 흰천을 대구빡의 몸위에 덮어씌웠다.
나는 다시 후다닥 흰천을 벗겼다.
'와 자꾸 직이예? 잘 쫌 보이소!'
닥터장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저고리가 없는 나의 상반신과 윗도리가 없는 대구빡의 상반신을
쳐다보았다.
'복상사 하셨습니다'
닥터장이라는게 장의사였냐.
나는 닥터장이 대구빡의 몸위에 덮어씌우고 있는 흰천을 뺏어 갈갈이 찢어 새끼를 꼬았다.
'니 오늘 질식사 해봐라'
순간 죽은 듯이 누워있던 대구빡이 번쩍 눈을 떴다.
'내 살안나?'
닥터장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대구빡의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댔다.
'고비를 잘 넘기셨습니다'
닥터장은 옆 침상으로 옮겨가 대구리가 깨져 누워있는 청소년에게 흰천을 덮어씌웠다.
'와 억지로 술 미기노?'
'이기 술챈나? 니가 쳐무짢아!'
대구빡이 주위를 둘러보며 벌떡 일어났다.
'여기 어데고?'
'병원 응급실이다'
'니 돈 인나?'
'당연히 엄따'
대구빡이 파바박 침상에서 내려와 100미터 스프린터의 출발자세를 취했다.
'튀라!'
다음순간 대구빡은 작은 점이 되어 있었다.
내 필히 저놈에게 토핑테스트를 실시하여 금지약물 복용여부를 확인하리라.
'같이 튀자!'
나는 도주에 절대 불리한 한복치마의 장애를 극복하고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 닥터장의 기습
적인 백태클에 걸리고 말았다.
닥터장은 나의 도주를 무마해 주는 조건으로 내 치마를 요구했다.
대구빡 때문에 저고리로도 모자라 이젠 치마까지 벗어야 하는가...
나는 피눈물을 흘리며 닥터장에게 치마를 벗어주었다.
닥터장은 대구리가 깨져 누워있는 청소년에게 내 치마를 덮어씌워 기증받은 최신장비를
시범운용하였다.
나는 속치마만 착용한채 아파트까지 논스톱으로 날랐다.
쪽팔림은 내발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아파트 정문에 다다랐을 때 대구빡은 정문기둥에 기대어 숨을 고르고 있었다.
'드러븐 놈'
'.........'
대구빡은 정문기둥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분노의 탄식을 내뿜으며 올려다본 하늘에는 희뿌옇게 동이 터오고 있었다.
모친이여....
이 못난딸은 결국 이렇게 당신의 지령을 완수했구려....
홀로서기 11/28[08:49]
달려달려~~~
고다르 11/28[09:39]
메리의 속치마 패션이라 ~~~으흠
공작가 (
) 11/28[22:53]
ㅋㅋ;;
무척 11/30[16:19]
"커피 한잔 하고 가이소" 옛날 생각나뿌요 / 우~ 억수로 땡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