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남녀 공방전]19.선도는 아무나 하나

[한심남녀 공방전]19.선도는 아무나 하나

기뿐비 0 1,100 2004.01.16 02:20
기다리고 기다리던 19편이 올라왔네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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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처없이 흐트러진 머리끄디...
하염없이 부어터진 대구리...
죽은 듯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처참한 몰골의 여인이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힘겹게 눈을 뜬다.
이곳은 어디인가...
뒷동산의 묘비도 없는 봉분속인가...
며느리도 모르게 파묻힌줄 알고 잠시 쫄았으나 연중무휴로 깔아놓은 나이롱 이불과 학창시절을 송두리째 바쳐 수집했던 필살의 콜렉션 캔디전집의 정겨운 자태가 이곳이 틀림없는 내방임을 말해 주는구나...
그렇다면 나는 아직 살아있는 것인가...
온몸의 뼈마디를 관통하며 살아숨쉬는 이 생생한 고통이 내가 살아있음을 여실히 증명해 주는구나...
내 기꺼이 이 고통을 즐겨주리라...
그러나 기꺼이 고통을 받아들이려는 나의 겸허한 자세에도 불구하고 통증은 모가지 아래에서 소용돌이치다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딱 멈췄다.
어째서 통증이 대구리까지 전달되지 않는 것인가...
지난밤 모친의 집중포화를 견뎌내지 못한 대구리가 기어이 날라간 것인가...
나는 벌떡 일어나 대구리가 온전하게 붙어있는지 손으로 파바박 더듬어 보았다.
얼마나 퍼맞았는지 대구리에 감각이 없었다.
학창시절의 은사님들은 나에게 대구리는 장식용으로 달고 다니느냐고 묻곤 하셨지...
그럴때면 나의 짝이었던 장모양은 내 대구리의 전면을 유심히 관찰하고는 장식용으로도 하자가 이빠이 많은 대구리라고 일갈하곤 했었지...
그러나 나에게는 밥을 먹을수 있는 입이 달려있는 소중한 대구리이거늘...
속히 대구리의 감각을 되살려야 한다...
내 대구리는 소중하니까...
나는 응급처치로 대구리에 냉수마찰을 하기 위해 쑤시는 몸을 이끌고 서둘러 화장실로 향했다.
급한 마음에 화장실 문을 확 열어제낀 순간...
나는 변기위에 걸터앉아 용을 쓰고 있는 모친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아무리 급했더라도 시간을 쪼개서 문은 좀 잠구지 그랬나요...
순간 고요한 화장실에 울려 퍼지는 맑고 고운 소리...
퐁당...
나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의한 충격으로 고고하게 흘러내리던 변줄기가 그만 아깝게 끊어져 떨어진 것인가...
'문 몬닫나?'
비록 밑장을 깐채 변기를 타고 앉은 갑빠 안나는 자세였으나 나를 찌르는 모친의 눈빛에는 전국의 모든 구역을 접수하고도 남을 살기가 번뜩였다.
지난밤의 그토록 잔혹했던 살육지압으로도 부족했던 것인가요...
'부...부담갖지 말고 하던일 계속해라'
나는 살포시 화장실문을 닫고 내방으로 돌아와 죽은 듯이 방구석에 짱박혔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모친의 눈에 안 띄는 것이 최선의 보신책일터...
오랜 백수생활에서 얻은 칩거의 노하우로 방구석에 짱박히는 것은 자신있는 주종목이었다.
그러나 짱박혀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결정적인 문제가 표면위로 떠올랐다.
배가 고팠다.
살기위해서는 이까짓 배고픔쯤은 참아야만 한다...
정신력으로 버텨내리라...
아...그러나 인내의 방법을 잘못 택하였구나...
필살의 인내로 그러모은 정신력은 위장으로 집중되어 헝그리정신으로 승화되었다.
나는 살짝 방문을 열고 문틈으로 바깥의 동태를 살폈다.
거실에도 베란다에도 모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너무 용을 쓴 탓에 탈진하여 타일바닥에 쓰러진 것인가...
그렇다면 지금이 절호의 챤스다...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주방으로의 잠입을 시도하였다.
지혼자 괜히 거실바닥을 한바퀴 굴렀다가 벽에 쫙 달라붙어 좌우를 살핀후 숨을 죽이고 주방입구에 얼굴을 들이민 순간...
나는 또다시 모친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모친이여...우리 이러다 정들겠구려...
냉장고 앞에서 버티고 앉아 찢어발길 듯이 파를 까며 나를 야리는 모친앞에서 나는 가슴깊이 묻어두었던 밥달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한채 쓸쓸히 돌아서 화제슈퍼로 출근해야 했다.
주린배를 부여잡고 삐질삐질 슈퍼에 들어선 순간 진열대위의 햇반이 확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CF 제의 들어오기 바란다. 저렴하게 찍어주겠다)
나는 오늘따라 나가지도 않고 카운터에 앉아 오만상 찌그리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늙은제비의 뒷통수에 대고 빨리 쫌 나가라고 굿을 하다가 늙은제비가 마침 걸려온 김여사의 폰콜을 받고 나가자마자 햇반을 까서 정열적으로 퍼먹기 시작했다.
아...역시 한국사람은 밥심으로 사는구나...
2002년 월드컵의 벅찬감동 이후로 다시한번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슴깊이 느끼며 남은 햇반을 한 아가리에 털어넣으려는 순간...
'식사중에 방해해서 미안하구나'
'서...선도맨!'
문앞에는 처음 만났던 모습 그대로 정갈한 2대8 가리마를 곱게 가른 선도맨이 서있었다.
비록 대구빡의 개농간으로 안타까운 이별을 맞기는 했으나 너에게는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었거늘...
하필 눈까리 뻘개서 밥그릇을 후벼파고 있는 타이밍에 등장한 것이냐...
나는 후다닥 햇반을 뒤로 감추고 입가에 잔존하는 밥띠꺼리를 닦았다.
'우..우짠일이고?'
혹시 나의 과거를 용서하고 나와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인가...
'존나1을 찾아왔단다'
혹시 나를 보러 왔다고 말하기가 쑥스러워 존나1의 핑계를 대는것인가...
'안왔는데....와?'
'존나1을 학교로 인도하기 위해서란다'
'내...내한테는 볼일 엄나?'
'화장실은 이미 다녀왔단다'
'소...손은 씩었나?'
아...너무 긴장한 탓인가...이 무슨 망발이냐...
'조...조...존나1 오면 학교로 돌아오라고 전해주겠니?'
선도맨아...안씻은 티 너무 나는구나...
'내...내한테는 전할말 엄나?'
'있단다'
오...드디어 진심을 고백하려는 것이로구나...
'뭐...뭔데?'
'아우를 행복하게 해주려므나'
선도맨아...머리 곱게 빗고 왜 개풀을 뜯느냐...
내가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은 바로 너란다...
'니...니는 행복하나?'
제발 나의 빈자리가 너무 커 견딜수가 없었노라고 그 정갈한 머리카락에 손꾸락을 쑤셔박고 쥐어뜯어 주려므나.
그러나 선도맨은 45도 각도 전방을 아련하게 응시하며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제는 아픈 기억은 모두 잊고 선도에만 전념하기로 했단다'
아...마지막 희망마저 덧없이 날라가는구나...
나는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안타까움과 선도맨의 행복을 비는 순수한 기원을 한까번에 면적부족한 눈까리에 최선을 다해 담아서 선도맨을 바라보았다.
순간 출입문이 확 열리며 장모양이 몰아닥쳤다.
'내 이칼줄 알았다'
장모양은 샤넬 미용실 원장이 불법집도한 쌍거풀 수술의 후유증으로 잘 때 감기지도 않는 경비눈까리로 선도맨과 나를 시간차로 야렸다.
'뭘 알아?'
'내옷 입고 남자랑 데이트하고 있었재?'
오래두고 사귄벗의 취업기념으로 일차방문하여 껌이라도 한쪼가리 팔아달라고 이 나이에 앵벌이 버전으로 사정했을때도 콧방귀도 안뀌더니 어쩐일이냐...
'와 완노?'
'내옷 찾으로 왔다'
'빨아가 준다 캤잖아'
'다 떨어지기전에 빨기는 할기가?'
'함 고려해보께'
'당장 내놔라 가스나야!'
장모양이 나에게 달려들어 츄리닝을 벗기려고 들었다.
장모양아...너는 어찌하여 틈만나면 나의 옷을 벗기려고 드는 것이냐...
차라리 시원하게 커밍아웃을 하려므나...
'여기서 우에벗노 문디야'
'니쪽 팔리지 내쪽 팔리나?'
나는 자꾸를 움켜쥐고 밑으로 내리려는 장모양의 손길을 제지하며 필사적으로 버티었으나...
아...햇반 반그릇 퍼먹은 힘으로는 탕슉도 맘대로 시켜 쳐먹는 있는자의 파워를 감당할 수가 없구나...
장모양의 탕슉파워에 밀려 가슴에 찬 걸레가 드러나기 일보직전의 위급한 순간...
'백주대낮에 이러시면 안됩니다.'
안면이 벌겋게 달아오른 선도맨이 장모양의 팔을 가로막았다.
선도맨이여...결정적인 순간에 장모양을 선도해준 것은 고맙기 그지없다만 시간상 제약을 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구나...
나는 후다닥 자꾸를 올리고 아쉬운 부분을 보충했다.
'오밤중에도 이라마 안된다'
장모양이 쁘라스19 성인눈길로 선도맨과 나의 바디를 훑었다.
'와 밤에 둘이 바쁘나?'
'매...매우 불건전한 사고방식의 소유자시군요'
선도맨의 안면이 화르륵 버닝했다.
그러자 선도맨의 반응을 오해한 장모양이 원통함으로 부르르 떨며 나를 야렸다.
'내 몰래 지혼자만 성공하다니...'
장모양아...도대체 무엇이 인생의 성공이란 말이더냐...
'내 츄리닝 입고 유혹했재?'
아무리 메이커라지만 츄리닝이 과연 유혹에 적합한 복장이란 말이더냐...
장모양이 붕날라 다시 츄리닝을 벗기려고 달려드는 순간...
츄리닝을 잡기 위해 내뻗은 장모양의 팔이 장모양을 제지하기 위해 끼어든 선도맨의 아구통에 직통으로 꼿혔다.
'이젠 폭력까지 쓰시는 건가요?'
'쫌 비키예. 시간 엄써예'
'바쁘신가요?'
'일하다 왔단 말이라예'
'실례지만 무슨 일을 하시나요?'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인재양성을 위해가 영어교육에 힘쓰고 있어예'
나는 선도맨의 빠른 이해를 돕기위해 장모양의 답변을 간략하게 요약해 주었다.
'한마디로 사기치가 영어테이프 판다'
장모양이 발끈했다.
'그기 와 사기고?'
'원가 3만원짜리 30만원에 뒤집어 씌우잖아'
선도맨이 경이로운 눈길로 장모양을 바라보았다.
'거기다가 사기까지 치시나요?'
장모양이 충격적인 표정으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내가 이래 나쁜년이었단 말이가...'
'저의 선도인생에 크나큰 목표로 삼을수 있는 여인이시군요'
'당신이 뭔데 내를 선도하는데?'
'저는 선도맨이라고 합니다'
순간 장모양이 파바박 얼어붙었다.
일찍이 학창시절부터 사기성이 농후했던 장모양은 학교앞 문방구 주인 김성진과 담합하여 김성진의 싸인을 당시 스잔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김승진의 싸인이라고 속여 팔아 폭리를 취하다가 3학년 선도부에게 적발되어 피해자들에게서 갈취한 돈을 모두 압수당한후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김성진을 피해 황금같은 학창시절을 도피생활로 마감해야 했던 아픈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여인이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장모양이 지갑을 가슴에 싸안고 뒷걸음질 쳤다.
'그...그럼 저는 바빠서 이만...'
장모양은 16년동안의 질기되 위태로운 우정의 역사속에서 한번도 목격한 적 없는 공손한 자세로 선도맨에게 인사를 남기고는 그대로 문밖으로 날랐다.
'아직 선도가 끝나지 않았는데 피하시면 안됩니다!'
선도맨이 의욕적인 눈빛으로 장모양의 뒤를 쫒아 달려나갔다.
부모님도 포기한 장모양을 일순간에 저리도 공손한 여인으로 선도하다니...
선도맨이여...이것이 바로 네가 추구하는 선도미학이로구나...
함께 아픈 이별을 겪었으나 사랑의 아픔을 선도의 힘으로 승화시킨 너의 훌륭한 모습에 비해 햇반이나 파먹고 있는 내모습은 너무나도 보잘 것 없고 부끄럽구나...
선도맨 너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이제부터 나역시 남은 평생 타인을 선도하는 보람찬 인생을 시작하련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원동력을 얻기 위해 남은 햇반을 의욕적으로 후벼파는 순간...
'샘 간나?'
존나1이 문틈으로 빼꼼이 고개를 디밀었다.
숨어서 선도맨이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냐...
존나1 너를 내 선도인생의 출발점으로 삼아주마...
'니 학교 쫌 가라'
'와 내 보내고 물건 빼돌릴라꼬?'
'껌 한쪼가리 안건디리따'
라고 말한 순간 손에 들린 파먹다 만 햇반이 민망하구나...
'존나 사기치네'
'꺼...껌은 안건디리따'
아...이 얼마나 논리적인 변론인가...
'다른거는 몰라도 햇반 쎄비묵는거는 용서 몬한다'
존나1아...그리도 햇반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와?'
'엄마가 해준 맛이라가 글타'
아...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가여운 소녀여...
'앞으로는 내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의지해라'
'액면은 큰엄마도 가능하네'
'니도 액면은 학부모다'
'이래뵈도 우리학교 얼짱이다'
'너거학교 얼짱은 얼굴이 짱아찌가?'
'요새는 미의 기준이 존나 다양한 시대다'
'너거 학교가 특히 다양한갑네'
'존나 좋은 학교다'
'근데 와 안가노?'
'점심밥 안준다'
그게 학교에 안가는 이유란 말이냐...
중식제공에 월수300 가족같은 분위기의 학교루다가 알아봐주면 가겠냐...
'내가 도시락 싸주꾸마'
'밥 할줄 아나?'
'햇반 싸가라'
'반찬 할줄 아나?'
'계란후라이 할줄 안다'
'그거 몬하는 빙시도 있나?'
'그기 얼마나 어려븐데'
'존나 후라이 까네'
존나1이 나에게서 빼앗은 햇반을 차마 먹지 못하고 새 햇반을 뜯어서 퍼먹기 시작했다.
햇반을 향한 나의 불타는 시선을 감지한 것인가...
존나1이 내가 먹던 햇반을 겨드랑이에 끼워 나의 시선을 차단했다.
'음식물의 위생 상태에 신경 쫌 쓰라'
'엄마도 아인기 잔소리 존나 빡시네'
존나1이 겨드랑이에서 햇반을 빼서 통째로 내 입에 쎄리박아 입을 막았다.
아...중단없는 선도의 결실로 드디어 존나1이 다른사람의 배고픔까지 돌아볼줄 아는 아름다운 소녀로 거듭났구나...
나는 독특한 향이 배여 더욱 맛깔스러운 햇반을 퍼먹으며 존나1에게 환한 미소를 날려주었다.
'저쭈로 가가 벽보고 무라'
자신의 선행을 쑥스러워 하는것이로구나...
나는 흔쾌히 뒤돌아서 벽쪽으로 다가갔다.
순간 출입문이 열리며 수면부족으로 눈까리까 퀭한 대구빡이 들어왔다.
'살아있나?'
어젯밤에 내가 죽은줄 알고 확인하러 온것이냐...
대구빡 네놈에 비하면 존나1마저 천국의 도우미 아가씨로 보이는구나...
네놈을 갈아마셔도 시원치 않다만은...
나는 이제 어두운 과거를 모두 잊고 새로운 선도인생을 시작한 터...
존나1을 선도한 실력으로 네놈마저 보란 듯이 선도하여 선도맨에게 자랑스러운 여인으로 기억되리라...
나는 화사한 선도미소로 대구빡을 맞았다.
'어서온나'
대구빡의 입에서 반쯤 소화된 콩나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역시 저렴한 가격의 식품만 섭취하였구나...
'아...밥먹는데 존나 짱나구로...'
존나1이 마돈나 점 자리에 밥풀을 붙인채 대구빡을 야렸다.
대구빡이 존나1에게 다가가 이빨에 걸린 콩나물 한줄기를 빼내어 내밀었다.
'반찬 쫌 주까?'
'콩나물국이가 콩나물무침이가?'
'쌩콩나물이다'
'반찬 몬하나?'
'계란후라이 할줄 안다'
'시간차루다가 존나 후라이 까네'
대구빡이 존나1의 안면을 유심히 살폈다.
'니 쪼매 낮익네'
'대구리가 존나 낮익네'
'보기보다 기억력 좋으네'
'칭찬인지 욕인지 존나 애매하네'
대구빡이 콩나물 돌돌 감긴 오뎅손꾸락으로 나를 찍었다.
'저여자 와 저카노?'
'어려븐 질문 존나 싫어한다'
'2 나누기 1은 뭐고?'
'꼭 나놔야 되나?'
'세상은 함께 나누고 살아야 되는기다'
닭 두 마리를 껍데기도 안남기고 지혼자 홀랑 다 쳐먹은 저놈까지 저런 선도멘트를 날릴줄이야...
오늘은 완벽한 선도데이로구나...
나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구빡에게 다가갔다.
'뭐 살라꼬 완노?'
'장미 한갑 도'
나는 부드러운 손길로 대구빡에게 장미를 건네주었다.
대구빡이 장미를 받아 츄리닝 주머니에 짱박았다.
'달아놔라'
순간 선도장막에 빠직 금가는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역시 대구빡 네놈은 선도가 안통하는 놈이로구나...
'니 모가지를 달기전에 내놔라'
나는 대구빡에게 달려들어 놈의 츄리닝 주머니를 후벼팠다.
'니는 틈만나마 내다리 더듬노?'
대구빡은 몸부림을 치며 앙탈을 부리는 듯 했으나...
왠지 형식적으로 느껴지는 이 느낌은 무엇이란 말인가...
의문을 품고 대구빡의 얼굴을 쳐다본 순간...
나는 보았다....놈의 볼에 홍조가 피어있는 것을...
'이기 어데 느끼고 지랄이고?'
나는 대구빡의 싸대기를 후리고 놈의 츄리닝 주머니를 홀랑 까뒤집었다.
바닥으로 장미 두갑이 툭 떨어졌다.
한갑은 새것이고 한갑은 이미 뜯어져 반쯤 빈 것이었다.
'담배도 새끼치나?'
대구빡이 파바박 달려들어 반쯤 비어있는 장미갑을 확 낚아챘다.
'이거는 원래 내끼다'
'담배 있으면서 와 사러완노?'
'쇼...쇼핑중독이다'
'와 떠듬노?'
'너무 완벽하마 인간미 엄따'
카운터에 앉아 햇반을 퍼먹고 있던 존나1이 다가와 턱밑에 손을 괴고 대구빡의 주위를 빙빙 돌았다.
'아지매 보러 왔재?'
대구빡이 수직상승에는 상당히 애로사항이 있는 몸매에도 불구하고 펄쩍 뛰었다.
'니는 내가 그래 굶주리 비나?'
'존나 헝가리하게 빈다'
'니 우간다로 조기유학가가 영어 배안나?'
'내가 그래 있는집 자식으로 비나?'
'자유로운 해석이 돋보이네'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경찰서에 전화해라'
'와?'
'니 쫌 구속하라꼬'
'그라마 내가 쫄줄아나? 전화해라'
존나1이 대구빡에게 휴대폰을 던져주었다.
존나1아...기선제압을 위해 승부수를 띄우는 것인가...
대구빡 저놈이라면 전화하고도 남을 놈인 것을...
너무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
그러나 대구빡은 예상을 깨고 휴대폰을 들고 꼼지락 거렸다.
'와 안하노?'
'몬한다'
'와 죄진나?'
'짜바리가 내만 보마 이유없이 잡아간다'
존나1이 대구빡의 턱밑에 얼굴을 들이밀고 놈의 안면을 유심히 살폈다.
'얼굴이 이유네'
'니 얼굴도 빌로 안전해 비지는 않네'
'내코가 얼마나 안전한 각도인줄 아나?'
'내보다 완만하나?'
흔적만 남은 고대 유적지 같은 코를 서로 들이밀며 싸우고 있는 너의 둘의 처절한 모습은 차마 눈뜨고 못봐주겠구나...
'영업장에서 싸우지 마라'
존나1과 대구빡이 동시에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나의 코로 시선을 모았다.
그리고.....입을 모았다.
'졌다!'
아...저 두인간을 선도하기를 포기하노라...

211.204.230.6KENWOOD 01/16[10:11]
반갑다,,,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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