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남녀 공방전]-23.대구빡 드디어 미치다 ?

[한심남녀 공방전]-23.대구빡 드디어 미치다 ?

기뿐비 0 1,095 2004.02.28 09:28
일주일내로 돈을 갚지 않을시 구디에 파묻어 버리겠다는 조직맨의 최후통첩이 있은 지7일째...

그 마지막날의 해가 저물어갈 무렵 늙은제비가 극적으로 구디에서 탈출했다.

늙은제비가 땐스계에서 현역으로 활동할 당시 그의 땐스세계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족발집 김여사가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자금을 대출해준 것이었다.

만세삼창을 부르며 조직맨에게 돈을 갚으러 갔던 늙은제비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더

니 입구에 픽 쓰러졌다.

'사장님!'

대출상환기념 축하 이벤트로 조직맨이 살짝 쓰다듬어 준것인가...

나는 자빠져있는 늙은제비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 찌그러진데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뚜드리 맞았어예?'

'긴장이 풀리서 다리가 풀리따'

주구장창 꼬이기만 하는 내인생과는 대조적으로 잘 풀려서 부럽구려...

'욕봤지예?'

'시껍했다'

'진즉에 쫌 잘하지예'

늙은제비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카운터로 달려가더니 미친 듯이 주판알을 튕기기 시

작했다.

하루종일 매상이라고는 닭다리스낵 한 개 사들고 한시간이나 나를 꼴아보다가 눈알

에 쥐나서 아쉽게 돌아간 치킨집과부에게 올린 500원이 전부이건만 저것은 무슨 쌩퍼

포먼스인가...

'와 카는데예?'

'인자부터 내를 일벌레라고 불러도'

계산할 것도 개뿔도 없는데 허공에 쌩주판알만 튕기면서 감히 일벌레의 칭호를 바라

는가...

'밤새도록 꿈틀대이소. 내는 먼저 퇴근하께예'

늙은제비에게 코웃음을 날리며 돌아서는 순간...

'잠깐!'

요즘 나를 붙잡는 맨들이 왜 이리 많은것인가...

30대 여성으로서의 성숙한 매력이 이제 물이 오른것인가...

'와예?'

'낼부터 안나와도 된다'

'뭐라꼬예?'

그나마 늙은제비의 부재를 틈타 쎄벼먹던 초코파이로 질긴 목숨 근근히 유지해 왔건만...

이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냐...

'코따까리만한 점빵에 둘이나 있을 필요 있겠나?'

그동안 땐스에 전념할수 있도록 가게를 지켜왔던게 누군데...

땐스계를 은퇴한 마당에 이제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으니 제거하겠다는 말인가...

나는 늙은제비를 꼴아보며 팩 돌아섰다.

'내 잡지 마이소'

'니 뜻을 존중해주께'

'마지막으로 어디가는지 함 물어봐 주이소'

'집에 가는거 아이가?'

'노동청장한테 사장님이 노동청장 사모랑 부르스 땡긴거 코바르러 가예'

늙은제비가 파바박 달려와 내손을 꼭 잡았다.

'꼬...꼬옥 나온나'

'사장님 뜻을 존중해 드리께예'

일개 소형슈퍼의 고용문제에까지 그 영향력을 발휘하다니...

역시 노동계에 미치는 노동청장의 파워는 실로 막강하구나...

노동청장의 빽으로 부당해고는 면하였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천근만근이었

다.

내일부터는 늙은제비가 하루종일 가게에 들러붙어 있을테니 이제 초코파이는 다 쎄

벼 먹었구나...

하나밖에 없는 딸을 굶겨죽이려는 모친의 야심찬 계획이 실현될 날이 이제 코앞에 다

가온 것인가...

깝깝한 심정으로 삐질삐질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거실에서 전화통을 붙잡고 통화중이던 모친이 비장한 표정으로 내뱉은 대사가 내귀

를 때렸다.

'그라마 내일 당장 날 잡으라'

무슨날을 잡는단 말인가..

나의 장례식날을 잡는것인가...

전화를 끊은 모친이 내앞을 가로막고 서서 장기간의 굶주림으로 인하여 지방이 빠져

나간 자리에 살가죽이 늘어져 쭈글쭈글한 내 안면을 유심히 살폈다.

'우째 내보다 더 늙었노?'

'못묵어가 쪼그라든기다'

모친이 파바박 나를 끌고가 식탁에 앉히고는 꿈에 그리던 흰쌀밥을 한양푼이 퍼다가

내앞에 내려놓았다.

'묵으라'

'내...내 묵으라꼬?'

이것은 과연 무슨 음모인가...

장례식날인 내일까지 내가 굶어죽지 않고 버틸것이 우려되어 한방에 독살하려는 것인

가...

나는 히메가리 없는 눈까리에 모든 기를 집중하여 모친을 팩 꼴아보았다.

'밥에 독 탔재?'

'니 눈까리 독이나 빼라'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하는 것을 보니 독을 탄 것이 틀림없구나...

이성은 절대 먹으면 안된다고 절규하고 있었으나 따신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흰

쌀밥을 향해 불타오르는 식욕이 이성을 태워버렸다.

나는 욕망을 ?아 파멸해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

고 싶었다는 시놉시스를 들이대며 양푼이를 들고 한아가리에 밥을 들이마셨다.

잠시후...

몸속에 서서히 독이 퍼지기 시작하는 것인가...

위장을 쥐어짜는 고통과 함께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나는 주방바닥을 뒤굴뒤굴 구르며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

'더 달라꼬 재주부리나?'

'도...독이 퍼진다'

'지랄하네'

모친이 지압용 쓰레빠로 내 대구리를 후려갈겼다.

'갑자기 그래 쳐먹었는데 속이 안 부대끼나?'

그...그런건가요...

그렇다면 모친은 정녕 조건없는 무독성 밥을 나에게 제공한 것인가...

홀애비라도 한놈 데리고 오기전에는 절대 밥을 주지 않겠다고 천명했던 모친이 갑자

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이유가 무엇인가...

'그...그라마 와 갑자기 밥 준긴데?'

'내일 선 잡아놨다'

'내...내말이가?'

'그라마 내가 선보까?'

'누...누구랑?'

'108동 사는 홀애비랑'

내 비록 처녀계의 원로로서 혼인일선에서 물러나기는 했으나 아직 엄연한 처녀의 몸

이건만 어찌 홀애비에게 들이댄단 말인가...

나는 벌떡 일어나 강경하게 외쳤다.

'안한다!'

'니한테는 인자 총각자리 안들어온다'

'그라마 혼자 살끼다'

'누구를 말리 죽일라꼬?'

나는 모친의 요코즈나 떡대를 살포시 훑었다.

'쪼...쪼매 더 말라도 되겐네'

모친이 나를 야리며 지압용 쓰레빠를 다시 벗어들었다.

'맞을래? 선볼래?'

'밭맬래? 애볼래?' 이후로 최고의 난위도를 자랑하는 문제로구나...

'자...잠깐 생각할 시간을 쫌 도'

나는 미간에 손꾸락을 박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홀애비와 선을 볼 바에는 차

라리 맞고 말겠다는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렸다.

과감하게 맞겠다는 의지를 모친에게 전하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모친은 막간을 이용하여 손톱깎이에 장착되어 있는 손톱 다듬는 줄로 지압용 쓰레빠

의 엠보싱을 날카롭게 갈고 있었다.

아...한방만 제대로 걸리면 대구리 뿌개지겠구나..

'서...선보께'

'현명한 선택이다'

모친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번졌다.

아...결국 나는 홀애비의 제단에 처녀제물로 바쳐져야할 숙명이란 말인가...

모친이 밉고 세상이 미웠다.

가슴속에 타오르는 증오와 원망을 다스리고 마음의 평안을 얻기위해 머리에 수건을

뒤집어쓰고 방바닥에 꿇어앉아 기도를 올렸으나 무릎만 이빠이 저렸다.


211.200.226.5기뿐비 02/28[09:32]
반을 나누었는대 뒷편이 떠 안올라 가네요 ㅠ.ㅠ 왜이러지??
211.40.132.62KENWOOD 02/28[09:41]
비야,,,방장님한테 물어봐라,,,
니처럼 글대따시 많이 남기는사람때문에 공사해뿟나,,,-.-''
220.82.220.241★쑤바™★ 02/28[09:59]
ㅋㅋㅋㅋ..다음편도 올려줘여~!!ㅋㅋ이거 1편부터 다 있나요??찾아서 읽어바야지~
211.200.226.5기뿐비 02/28[11:04]
자료실에 이편 올렸어염 받아서 보세염 에혀
220.82.220.241★쑤바™★ 02/28[15:28]
이거 1편부터 다 찾아서 읽고왔음-_-
사무실에서 사장몰래 읽느라고 다 읽는데 3시간 걸렸음-_-
220.82.220.241★쑤바™★ (subager@hanmail.net) 02/28[16:09]
자료실에 올린거 봤어요~ㅋㅋㅋ
내 그럴줄 알았어...대구빡이 메리를 싸랑하는군요-_-
앞으로도 그들의 사랑은 러브틱 이라기 보단 엽기에 가까운 에로틱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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