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째깍...째까닥.
화제슈퍼의 거미줄 낀 한쪽벽면에 걸려있는 몸부림회관 개업기념 시계가 몸부림회관
제공시보 6시를 알렸다.
아...정녕 내키지 않지만 어쩔수 없이 대구빡을 만나러 가야할 시간이로구나...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겨 출입문으로 다가가며 늙은제비에게 말했
다.
'퇴근하께예'
카운터에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던 늙은제비가 고개를 들고 야리꾸리한 눈길로 물었
다.
'그래 빨리 만나고 싶나?'
차라리 형장에 끌려가는 사형수에게 그렇게 빨리 죽고싶냐고 물어보구려...
'억지로 만나는기라예!'
'근데 와 그카고 있는데?'
'내가 뭐 우짜고 있는데예?'
고개를 숙여 내몸을 내려다보는 순간...나는 출입문 앞에서 요이땅 자세를 취하고 있
었다.
아...주디에 이어 바디도 미친것인가...
'나...날씨가 추버서 쫌 뛸라꼬예'
늙은제비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눈을 반짝였다.
'국수는 언제 믹기줄긴데?'
늙은제비여...그 무슨 귀신 면발 뽑는 소리인가요...
헛다리가 저 넓은 은하계까지 뻗쳤구려...
'국수는 뭔 국수라예!'
늙은제비가 즉시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비록 실수는 했으나 깨끗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줄 아는 자세는 본받을만 하구
려...
'알면 됐으예'
'밀가리는 힘엄따. 갈비탕으로 해라'
청춘남녀의 아름다운 사랑의 결합을 진심으로 축복...하는건 절대 아니고 몸보신이
목적이었구려...
부인이 춤바람나서 집나간 이후 제대로 된 음식에 굶주린 심정을 이해 못하는바는 아
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몸보신을 위해 나를 대구빡에게 넘기려 하다니...
나는 늙은제비의 야욕에 수류탄을 던졌다.
'축의금 낼 돈은 있어예?'
늙은제비가 움찔하더니 파박 내등을 밀었다.
'퍼...퍼뜩 퇴근해라'
나는 늙은제비에게 떠밀려 가게문 밖으로 밀려났다.
순간 매서운 겨울바람이 훌러덩 드러난 등어리를 때렸다.
위에 츄리닝이라도 걸쳐야겠구나...
나는 츄리닝을 가져오기 위해 다시 가게로 돌아섰다.
그러나...가게에는 어느새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늙은제비여...축의금 내라고 할까봐 그리도 쫄던가요...
'오~ 쉣!'
나는 팔로 몸을 감싸안고 바들바들 떨면서 굳게 닫힌 셔텨를 꼬라보았다.
순간 외투깃을 이빠이 올리고 몸을 움추린채 지나가던 원맨이 기인열전 방청객의 눈
길로 나를 흘끔거렸다.
나의 섹시한 자태에 눈을 뗄수 없는것인가...
나는 도도하게 눈을 내리깔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내 아방가르드한 몸매를 타고 흘
러내리는 드레스 라인을 쓰다듬었다.
그래...아무리 춥다한들 이 드레스위에 츄리닝을 걸치려고 하다니 내가 생각이 짧았
었구나...
이 섹시한 빤짝이 드레스위에 때쩔은 츄리닝을 걸친다면 그것은 무궁화 다섯 개짜리
특급호텔의 화장실에 비데 대신 깻잎을 비치하는 꼴이 될 터...
33년이라는 그 오랜 세월동안 흙속에 묻혀있다 이제서야 찬란히 빛을 발하게 된 나
의 대기만성형 미모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면 이까짓 추위쯤은 참아야 한다...
나는 자동으로 덜덜 떨리는 입술을 단호하게 깨물고 아파트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겼
다.
저만치 앞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대구빡의 뒷모습이 보였다.
대구빡아...나의 미모에 네놈의 턱이 쑥 빠지는 꼴이 눈에 훤하구나...
설사 턱이 빠지더라도 나에게 치료비를 청구하지는 말아다오...
미모는 갖추었으나 재력을 겸비하지는 못하였구나...
나는 극적효과를 노리고 발소리를 죽여 살짝 대구빡의 등뒤로 다가섰다.
'일찍 완네'
대구빡이 휙 뒤를 돌아보았다.
놈의 시선이 나의 자태를 위 아래로 한번 쫙 훑는 순간 역시 예상대로 놈의 턱이 쑥
빠졌다.
'니 미친나?'
'여자의 변신은 무죄다'
'니 변신은 유죄네'
'이쁜기 죄다'
대구빡이 주먹을 덥썩 입에 물었다.
'한대 치고 싶다'
그러는 네놈은 어디 세탁소라도 털었냐...
왜 생전에 안입던 양복까지 껴입고 지랄이냐...
소맷단과 바짓단이 땡겨올라가 7부 길이가 된 양복은 터질듯한 천 밖으로 살이 엠보
싱처럼 뽈록뽈록 삐져나와 숨만 쉬어도 고대로 장렬하게 폭파될 것 같았다.
'용식이 양복 빌리 입었나?'
'히야 양복 빌리따'
'천 찔기네'
대구빡이 자랑스럽게 가슴을 쫙 폈다.
'반도패션이다'
순간 억지로 잠겨있던 양복 단추가 땡기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피융 튕겨나갔다.
양복입고 알까기하냐...
'살살 움직이라'
'다...다소 낑기네'
'다소'의 범위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나 길거리 한복판에서 논쟁을 벌이기
에는 날씨가 너무 춥구나...
'어데 갈끼고?'
'발길 닿는대로'
발길이 잠시 미쳐서 호텔부페에라도 닿으면 어쩔테냐...
'니 돈있나?'
'당연히 엄따'
너무 당연해 하는거 아니냐...
'없는기 자랑이가?'
'그카는 니는 있나?'
'안타깝게도 엄따'
'기왕 없는거 당당하게 엄써라'
당당하게 없기보다는 비굴하게라도 있고 싶구나...
'그라마 이래 길에 서있을끼가?'
'내한테 맡기라'
대구빡이 자신있게 나를 리드하며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대구빡아...화장실 가려는거냐...걷는폼이 왜 그러냐...
대구빡은 다리를 모으고 기모노 입은 일본여인 포즈로 종종걸음 치고 있었다.
'와 그래 걷는데?'
'한까번에 쫙 벌리마 옷 째진다'
'처절하다'
대구빡이 기모노 워킹으로 나를 인도한 곳은 놀이터였다.
'여기 있자꼬?'
대구빡이 감회어린 표정으로 벤취를 쓰다듬었다.
'우리의 추억이 어린 장소다'
'추위가 어린 장소네'
뻥 뚫린 사방팔방으로 북풍한설이 몰아쳤다.
'세상을 따듯한 시선으로 봐라'
눈까리도 얼었다면 어쩔테냐...
나는 할수없이 얼음장같은 벤치에 앉아 최대한 몸을 움추렸다.
대구빡이 내 옆에 나란히 앉으려고 벤취위로 궁디를 빼는 순간...
찌지직 소리가 울려퍼지며 놈의 궁디가 그대로 벤치위 허공에 멈췄다.
'바지 째진나?'
'자...잠시 방심했다'
'기왕 찢어진거 고마 앉아라'
'그...그라까?'
벤치위에 찢어진 똥궁디를 내려놓은 대구빡이 얼음장같은 한기에 움찔했다.
'똥까지 얼겠재?'
'시...시원하구만'
네놈의 정체는 반달곰이 아니라 북극곰이었냐...
'그라마 윗도리 쫌 벗어도'
대구빡이 경상도맨의 전설적인 대사를 읊었다.
'니만 춥나? 내도 춥다'
'시원하다메?'
'사나이 갑빠였다'
'퍼뜩 몬벗나?'
놈의 대구리를 향해 쓰레빠를 확 치켜드는 순간...
대구빡의 코에서 쌍코피가 찍 흘렀다.
뭐냐...이젠 쓰레빠만 봐도 자동반사냐...
'내...내는 안건드리따'
대구빡이 혀로 코피를 쪽쪽 빨아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새 내가 쫌 무리해가 그런기다'
천날만날 먹고노는 네놈이 무리할 일이 뭐가 있다는거냐...
그렇다면 혹시...
'니 치킨집 과부랑 뭔짓 했스?'
대구빡이 천진난만한 눈망울로 대답했다.
'닭 묵었다'
'닭 잘 쳐묵고 와 쌍코피 터지노?'
'밤새도록 글쓰느라고 피곤해가 글타'
'낮에는 뭐하고 밤새도록 쓰노?'
'잔다'
당췌 뭐가 피곤하다는거냐...
'뭔글 쓰는데?'
대구빡이 저주받은 눈까리를 움찔거리며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알면서'
그렇다면...
네놈과 내가 쎄리 뽀뽀를 하게되는 그 가당찮은 공상과학 소설...(이...이젠 더 이
상 공상과학이 아니로구나...) 리...리얼리즘 소설 말이냐...
'어디까지 썼스?'
'인자 결말만 쓰마 된다'
'결말이 뭐고?'
'니랑 내랑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기다'
어디서 그따구 공상과학 결말...아...그것도 리얼리즘 결말이 될까 두렵구나...
'당장 집어치아라!'
대구빡이 비장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자 그랄수 엄따!'
'와?'
'출판될끼다'
풍운도사의 백팔번뇌 짝 나겠구나...
나는 회의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누가 사보겠노?'
대구빡이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째진 똥궁디를 손바닥으로 가리고 모래사장 한가운데
로 가서 우뚝 서더니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리고 힘껏 소리쳤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말끼다!'
멀리서 개한마리가 컹 짖더니 적막한 놀이터에 쓸쓸한 모래바람만이 휘잉 스치고 지
나갔다.
'십탱아! 니땜에 더 춥잖아!'
그러나 대구빡은 주먹을 불끈 쥐고 활활 타오르는 눈동자로 자체 난방을 가동시켰다.
'두고봐라!'
두고봤자 네놈의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그런 택도 없는 공상과학 난방...호...혹
시 그것도 리얼리즘 난방 되는거 아니냐...
허나 두고보기도 전에 얼어죽겠구나...
'웃도리 쫌 벗어도'
'와 자꾸 내를 벗길라카노?'
'추버서 몬참겠다'
'참아봐라'
'더 이상은 몬참겠다'
순간 대구빡이 파박 내옆에 붙어앉더니 얄딱꾸리한 시선으로 나를 곁눈질했다.
그 시선은 뭐냐...나의 대사 선택에 문제라도 있는거냐...
'밝히기는'
대구리에 빨간 딱지만 들은 놈...
그래...밝히고 싶다...호롱불이라도 밝혀서 쬐고 싶다...
대구빡이 눈까리를 게슴츠레하게 뜨고 혀로 입술을 핥으면서 슬로우 비디오로 양복
저고리 앞섶을 살짝 제꼈다.
순간 나는 생애최초로 빙의를 경험했다.
오바이트 귀신이 내 주디에 내린 것이었다.
나는 신들린 듯 쌩된장을 게워내며 대구빡에게 부탁했다.
'기...기냥 담백하게 벗으마 안되나?'
'무드를 모리네'
더욱 혀를 날름거리며 몸을 디디 꼬면서 저고리를 벗으려던 대구빡이 움찔하며 그대
로 멈췄다.
'와카노?'
'아...안벗겨진다'
벗으려고 용을 쓸수록 놈의 몸뚱아리에 피부처럼 달라붙은 7부 쫄양복은 더욱 놈의
몸을 옥죄었다.
대구빡아...입을때는 어떻게 입었냐...
입고 난 다음에 꼬맸냐...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놈!'
'내 앞가림하기도 빡시다'
'뒷가림이나 해라'
대구빡이 파박 손바닥으로 째진 똥궁디를 가렸다.
'빤스 봤나?'
'줘도 안본다'
'줄라캐도 몬준다'
누가 니 똥가루 묻은 빤스 달래더냐...
'빤스에 다이아 박아놨나?'
'한개밖에 엄따'
'그라마 그거 빨면 우짜는데?'
'기냥 통풍시킨다'
'외설적인 놈!'
대구빡이 훌러덩 드러난 내 등어리를 깔아보며 코웃음쳤다.
'니가 더 외설적이다'
외설은 모르겠다만 외풍은 심하구나...
등어리로 살을 에일듯한 칼바람이 몰아쳤다.
'얼어죽겠다'
'니는 북극에 갖다놔도 안얼어죽는다'
'니가 우째 아노?'
'원래 세상에 쓸모없는 아들이 살기는 오지게 오래산다'
'니는 영생을 누리겠네'
'니한테 대면 내는 하루살이다'
내가 네놈보다 더 쓸모없는 인간이란 말이냐...
그렇게 심한 욕을...
내가 왜 네놈 때문에 이 추위를 견디로 있어야 한단 말이냐...
나는 벤치를 박차고 벌떡 일어났다.
'집에 갈끼다!'
'벌씨로 가나?'
'이제사 간다'
대구빡도 벤치를 박차고 벌떡 일어났다.
'그라마 내도 간다!'
네놈도 우리집에 따라가겠다는 말이냐...
'니가 감히 어데를 가겠다고 설치노?'
'치킨집 아지매한테'
대구빡이 째진 똥궁디를 손바닥으로 가리고 팩 돌아섰다.
'자...잠깐!'
'와?'
'가...가지마라'
대구빡이 거만하게 나를 깔아보며 턱을 튕겼다.
'야가 또 질투하네'
'이기 눈 뻔히 뜨고 꿈꾸나?'
'그라마 와 잡노?'
'요...용식이를 위해서다'
'뭔 소리고?'
아...내가 말해놓고도 너무 설득력이 부족하구나...
'지...질투한다고 치...치라'
'치지마라'
'그라마?'
'인정해라'
'인정 몬한다면?'
'치킨집 아지매한테 갈끼다'
치사한 놈...
너같은 놈에게 질투를 느낀다고 인정하느니 차라리 구디 파고 조용히 드러눕고 싶다
만...
그러나 차마 네놈과 치킨집 과부가 옥보단을 찍는 꼴은 못봐주겠으니...
나는 이마에 손을 짚고 비통하게 인정했다.
'지...질투하는기다'
대구빡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미안타'
왠일이냐...
'뭐가?'
'내가 너무 멋있어서'
똥궁디 다 째진바지 입고 그 대사가 기탄없이 나오더냐...
'엥간하마 쫌 앉으라'
'아...안그래도 그랄라 캤다'
대구빡과 나는 얼음장같은 벤치에 다시 앉았다.
대구빡에게 질투를 느끼고 있다는 치욕적인 고백으로 놈이 치킨집 과부에게 가는 것
을 막는데는 성공했으나 문제는 추위였다.
훌러덩 드러난 등어리는 매서운 바람에 살이 떨어져 나갈것만 같았다.
나는 등어리를 조금이라도 카바해 보려고 양손을 뒤로 돌려 등어리에 댔다.
순간 손바닥에 느껴지는 이 거북이 등딱지의 감촉은...
등어리 살이 다 터서 쩍쩍 갈라져 있었다.
21세기를 선도...하지는 않지만 남들 뒤에 따라가는 시민으로서 이 무슨 50년대 전쟁
고아틱한 생체반응이냐...
따듯한 집으로 들어가 이불속에 언 몸을 녹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구나...
그때였다...
내 간절한 소원에 하늘도 감복한 것인가...
내 헐벗은 등어리로 포근한 이불이 내리 덮였다.
아...이제야 살 것 같구나...
얼어붙었던 몸이 봄눈 녹듯 사르르 녹으며 살포시 잠시 쏟아졌다.
나는 나른하게 이불에 볼을 비비며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순간 몽롱한 의식을 뚫고 들려오는 이 뚝배기 깨지는 소리는...
'내가 그래 지루하나?'
퍼뜩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나는 모래사장을 굴러다니다 바람에 날려와 내 등어리에 걸린 벼룩시장에 볼을 쎄리
비벼대고 있었다.
극심한 저체온증으로 인해 잠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던 것인가...
'내...내가 깜빡 졸았나?'
'코까지 골대'
'뭐...뭐든지 함 하마 확실하게 한다'
대구빡의 눈에 감탄의 빛이 서렸다.
'다시 봤다'
나는 거만하게 턱을 들어올리...려고 했으나 비 오듯 쏟아지는 잠으로 인해 고개를
지탱하기가 힘들어서 모가지가 사방팔방으로 꺾였다.
'니 목뼈는 연골이가?'
나는 눈을 감고 힘겹게 속삭였다.
'자...잠이 와가 죽겠다'
대구빡이 다급하게 내 어깨를 잡고 흔들며 절규했다.
'눈뜨라! 죽으마 안된다!'
대구빡아...내가 죽는 것이 그리도 슬프더냐...
쪼매 감동 먹을라 하는구나...
'내 걱정하는기가?'
'땅 얼어가 파묻을라마 힘들다'
네놈이 죽으면 내가 땡빚을 내서라도 포크레인 불러서 깊이 깊이 파묻어주마...
그러나...안타깝게도 네놈이 죽기전에 내가 먼저 갈 것 같구나...
시야가 흐려지며 의식이 점점 혼미해졌다.
이제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들구나...
살기 위해서는 어서 빨리 따듯한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내가 집에 가면 대구빡은 그 즉시 치킨집 과부에게 달려갈 터...
정녕...정녕...내키지 않지만 어쩔수가 없구나...
'우...우리집에 같이 가자'
아...내입으로 네놈을 나의 보금자리에 초대하게 될줄이야...
순간 대구빡의 찢어진 눈이 똥그래지더니 귀밑까지 찢어지는 입끝을 손꾸락으로 억지
로 잡아내리며 거만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함 생각해보고'
니가 언제부터 생각하고 살았냐...
내가 이 자리에서 얼어죽어야 속이 시원하겠냐...
'사...사람은 살리고 봐야 될거 아이가?'
'그라마 마지못해 초대에 응해주께'
낸들 기꺼워서 초대하는줄 아느냐...
'가...가자'
대구빡과 나는 벤치에서 일어나 우리집을 향해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순간 옆에서 걷던 대구빡의 손이 내손에 살짝 부딫혔다.
대구빡이 갑자기 연극적인 포즈로 미간에 손꾸락을 박았다.
'느그집이 어덴지 기억이 잘 안난다'
니 머리로 어제일인들 기억나겠냐...
'내 따라온나'
대구빡이 은근슬쩍 내손을 잡았다.
'뭔짓이고?'
'길 잃어물까봐'
'빙시가?'
나는 놈의 손을 팩 뿌리쳤다.
그러자 대구빡이 이리갔다 저리갔다 지혼자 헤메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치킨집으
로 휘적휘적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파박 놈을 따라가 팔을 붙잡았다.
'와 그리로 가는데?'
'길을 잃어뿟다'
여기가 사하라사막 한복판이냐...
나는 할수없이 대구빡의 손을 꽉 쥐고 당부했다.
'꽉 잡으라'
대구빡이 씩 쪼갰다.
'니도 꽉 잡으라'
똥궁디 째진 7부 쫄양복을 입은 대구빡과 등어리 훌러덩 파인 빤짝이 드레스를 입은
내가 손을 마주잡은채 모친이 고구마를 삶아놓고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나란히 걸어
가는 뒷모습 점점 멀어지며 자막 올라가준다.
-끝-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드디어 완결했습니다.
명 짧은 사람은 완결하기도 전에 별세했을만큼 진짜 연재 오래했네요.
허접한글 이쁘게 봐주신 덕분에 다음주면 드디어 책으로 나온댑니다.
1인당 10권 할당입니다.
갑부되서 스위스 은행에 계좌 틀랍니다.
연재기간동안 살인적인 인터벌 참아주시고 끝까지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신 여러분
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연재하는 동안 너무 행복했습니다.
보시는 분들도 제글로 잠시라도 웃으셨기를 바라구요...
앞으로도 모든 주민들과 좋은일은 같이 기뻐하고 슬픈일은 생까는 그런 사이로 지내
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고인돌 06/11[09:02]
누나 수고하셨슴다^^ 첨엔 마니 읽었는데 언제 부턴가 사과형처럼
긴글은 안읽는 귀차니즘에 빠져서...ㅎ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KENWOOD 06/11[09:47]
비야,,,그동안 수고마니했다,,,
담번에 졸락 짧은글 올리길,,,-.-;;
조만간 알콜한잔 하자,,,^^*
★쑤바™★ (
) 06/11[11:24]
우와...넘넘 재밌게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ㅋㅋㅋㅋ
마뇽 06/15[21:57]
짝짝짝...수고하셨습니다.
완결편이어선지 남녀 대화가 정이 넘치네요 ^^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였지만..촌철살인..그 자체더군여~^^*
pooh0k 06/26[16:04]
ㅋㅋㅋㅋ읽는 동안 재밌게 읽었습니다... 언어 선택이 탁월하시내요.. ㅋㅋㅋ 재밌었어요...*^^*완결도 축하드려요
딸기마녀 06/29[11:37]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아쉽네요 그래도 축하해요 책이나온다니 그동안정말 수고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