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만나고 싶다.

무작정 만나고 싶다.

네꼬얌 0 1,070 2003.04.10 12:40
무작정 만나고 싶다.
첫눈이 소망스럽게 내리는 날에 나를 위해
오후를 비워두고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내 이야기를 들어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약속은 하지 않았어도,
토요일 이후마다 내가 잘 가는 찻집에서 빨간장미 한 송이와 함께
갈색 음악을 조용히 새기고 있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어깨를 맞대고 오랜 시간을 같이 걸으며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나를 위해 불러줄 웃음이 고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낯익은 포장마차 불빛 속에서 쓴 소주 한 병을 시켜놓고,
내가 두 잔을 마실 때 내 건강을 위해서란 걸 강조하며
한잔정도 대신 마셔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술 한잔에도 얼굴이 붉어져 횡설수설.
말이 많아져도 귀찮치 않을 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병아리색 옷을 입고 한아름의 안개꽃을 안고,
그보다 더 큰 웃음으로 선뜻 예고도 없이 내 방문을 들어서는
꿈같은 행복에 겨운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별의 말이 가슴아파 선뜻 얘기하지 못하고 서성일 때 다가와
그 마음을 잡아주는 이해성 깊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계절병을 앓고 난 후 잃어버려야했던 사랑을 한아름 안고 다시 돌아와
파묻힐 정도로 돌려주는 꿈보다 달콤한 목소리를 가진
그런 사람을 만나 오래도록 후회하지 않을 사랑을 하고 싶다.

작지만 그래도 따뜻한 손을 가진 사람,
한번쯤 실연에 울었던 사람을 만나 세상 얘기를 하고 싶다.

사랑에 미친 사람,
그리고 풋자두처럼 상큼한 눈빛을 가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커피를 무진장 좋아하는 사람과 어느 호젓한 찻집에서
함께 찬찬히 찻잔을 기울이며 사람 사는 도시를 얘기하고 싶다.

어느 겨울날 퇴근길에 나의 집앞에서 시린 발을 동동 구르며 나를 기다려줄
가슴엔 온통 내 모습뿐일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랑이 없는 사람을 만나 오래오래 사랑을 나누고 싶다.

211.224.146.65고다르 04/10[12:53]
나군 ^_^ 우하하
그리움이 기퍼갈수록 그사랑은 아름다워 진다
무작정 기둘리지 말고 이젠 한번쯤 손내밀어봄이
2003의 봄이 다가고 있고 그대의 기둘림에 마침표를 찍어야 될듯

211.186.30.59아침이오면 04/10[12:57]
내밀려거든 조심스럽게 내미세요... 자칫 잘못하면 평생가는 흉터가 남을수도 있답니다.
그리움을 품되, 면역이 되지 않게 조심하세요. 나중에는 기다림의 정체성마저 잊고산답니다.
211.228.197.18lee 04/11[01:07]
그렇게 말없이 다가오는 사람이 있을까..나오늘..다운이거든요.그렇게 느낌이 좋았던 사람이었는데..오히려..퇴짜맞은그맘..아시겠죠..잊어버리고 자야될텐데..오히려..눈이 말똥말똥..
211.228.197.18lee 04/11[01:07]
그렇게 말없이 다가오는 사람이 있을까..나오늘..다운이거든요.그렇게 느낌이 좋았던 사람이었는데..오히려..퇴짜맞은그맘..아시겠죠..잊어버리고 자야될텐데..오히려..눈이 말똥말똥..
61.111.54.37네꼬얌 04/11[02:00]
온다고 바보같이 기다리고만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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