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송정이여

아~ 송정이여

마뇽 0 1,061 2003.12.14 22:08
금요일.

"오빠 나 가도 돼?"
".... 좋다..가는 건 좋은데 흠..네 얼굴이 무기이지만서도 혹시 모릉게
반지는 끼고 가는게 좋겄다."
"그려..당연하쥐...걱정마.크크"
이렇게 큰소리쳤던 내가 토욜날 나옴서...손씻고 핸디로션 바르려고
빼두었던 반지를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여봐란 듯 화장대 위에 놓고 나왔지 뭡니까.
글서 송정에 왔다고 보고전화 하는데도...
"반항하냐?"
그러더군요..ㅠ.ㅠ 사실 그럴라고 그런게 아닌디...

설레임 반 두려움 반으로 부산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사실
제가 가서 좋은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었거든요.
기리님이... 픽업해주신다는 말에 '좋아라하고' 갔죠잉

가는길에 그 기사님의 난폭운전에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슴다
같이 브레이크 밟느라고요..왜 운전하는 사람들 습관이잖아욤
"오매~ 오매~"소리가 절로 나오더구만요.... 추월에 급정거에..아직도 아찔!

옆에 앉은 아가씨는 뭔 전화도 그렇게 많이 해대고 또 걸려오는지...
잠을 청할 수가 없더군요.
기리님 표현을 빌자면 오지랖이 참 넓은 아가씨였슴다
부산입구에서 길이 많이 막히니 먼저 떠나시라고 기리님과 통화하는 걸 듣고는
큰 소리로 "아니 전주서 부산까지 모임때문에 오십니까~" 하더군요.
그러더니...송정까지 얼마나 먼데 어찌 갈거냐면서 자기가 더 걱정, 한숨을 내쉬고...
남은 배고파 죽겠는데 육포를 잘근잘근 씹으면서
고소한 냄새 풀풀 풍기던 그 아가씨 참 주는거없이 밉데요

다행히 두실이란 간이정류소가 있다는 걸 알아서 범내골까지 지하철로 움직인뒤
기리님, 동그라미님과 함께 송정에까지 편~~하게 갈수 있었죠.
차안에서 유부녀란 사실 처음 아신 기리님,,,동그라미님, 기리님 사모님
세분이서 동시에 "결혼했어요?"라고 물으셨던거 기억나십니까..
순간 제가 결혼해선 안될 사람인 듯...크크크 제가 더 놀랬슴다 그렇게 물으싱게로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국도 맛있고 돼지뼈로 만든 탕도 참 맛있었습니다
일찍 가서 도와드릴려구 그랬는데
제가 늑장 부리다 늦게 출발해서..그리 됐네요

송정에서 멋진 일출을 놓치긴 했지만
잔잔한 파도에 부서지는 햇살이 너무나 예뻤습니다.
햇살이 반짝거리는 그 바닷물을 떠갈수만 있었다면 아마 그리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그 감동이...

용궁사도...그런 배경을 가진 사찰을 둘러보긴 첨이었거든요.
대부분 산속에 들어앉은 사찰들만 보다...
이색적인 풍경이었어요.
득남불도 기리님의 권유로 한번 쓰윽 쓰다듬고 왔습니다 ^^*

멘솔님의 터프한 운전솜씨 덕분에 졸음이 와도 싹 달아났슴다. 헤헤

제가 실은 헤어스타일이 굵은 웨이브가 있는, 지금보다는 좀 긴머리였슴다
요렇게 자른지는 얼마 안되구요.
똠방하게 자르고 엄마집에 가니
"니가 학생이가. 머리 짤라가 베리삤다." 딱 잘라 말씀하시대요
머리땜에 사진발이 안받으면 어쩌나 했는데
사진발 잘 받는다는 동그라미님, 기리님 말씀에.. 조금은 안심이 되더군요

간절곶에선 "지구는 둥글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슴다
수평선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익 둘러보는 건 처음 일이었어요
둥그스름 하더군요 수평선이...
기리님이 말씀안해 주셨으면 것두 못 보구 파도치는 것만 보다 올뻔 했네요잉

울산에서 먹은 보쌈 끝내주더군요..
김치 속도 어찌나 개운하고 맛있던지...지금 생각해도 침이 꼴딱 넘어가네욤
덕분에 점심도 잘 먹고 가는데 연장자분들 제치고 감히 식사도 먼저하고
수저 먼저 놓고 일어서서 죄송했슴다

잘때 103호 오셔서 이불 한겹 더 덮어주신 화이트페이스님, 고마웠어요.
덕분에 새벽녁에는 땀까지 흘리면서 따뜻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일찍 오셔서 맛난 음식 준비해주시고 고기도 구워주신 푸우님 비롯한 여회원님들과
행나무님.

전주가 어딘지는 잘 모르지만서도 암튼 반겨주신 대한민국님...
마창회원분들 일찍 가셔서..서운했어요..
고다르님과 킹콩님...또...에.. 일찍가신 분들...그럴줄 알았더라면
잠을 좀 참고 새벽까지 버텨볼걸 그랬나봅니다

저 송정까지 편하게 데려다주신 기리님 고맙구요
기리님과 동그라미님 저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물론 다른 회원분들께도 감사드리구요.

'전주 좋아라'하는 투덜이스머프님, 아침에 술냄새난다고 너무 면박드린건 아닌가
내심 걱정되네요...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슴다

저 이뿌게 찍어주신 비싸이너님.. 께도 감사.

짱아님 가스 쫌 넣어드릴테니 스머프님과...다른 회원분들 모시고
언제 한번 전주로 원정오시죠잉.
찐하게 술 한잔 하고....콩나물국밥으로 시원하게 해장시켜 드릴텡게요

석실장님과 바카스님,멘솔님, 기리님 ... 연장자님들이 계시니깐
더욱 든든한 부산 정모였던 거 같네요

아참...저 울산서..까딱하면 5시차로 갈뻔했슴다
매진이었거든요...마침 누가 환불한게 있어서 맨끝구석에 앉아 갔죠..
3시 출발해서 7시 45분에 도착했어요.
글도 길이 막히지 않아서 ...
다만..제가 코를 너무 골아서 옆 좌석 아저씨가 짜증난 얼굴로 앉아 있던게
지금도 맘에 걸리네욥.^^;;;

아름다운 풍경과 님들의 푸근한 인심, 가득 담아 전주로 왔습니다.
담에 꼭 다시 뵙게 되기를
전주로 오셔두 좋구요.
단체가 아녀도 좋습니다요...저처럼 기냥 혼자서두 오시져..

에구...두서없는 글 읽어주시느라 애쓰셨네요..다덜...

지금도 찜질방서...지지고 계실려나??ㅋㅋ

편히 쉬시고 상쾌한 월요일 맞읍시다





◎ whiteface 12/14[23:46] 211.191.184.17
저흰 멀리서 참석해주신것만으로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좋은 추억이었다니 저희도 기쁘군요... 우리 모두가 다 하나가 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저희 찜질방 안갔습니다.. 다들 별루 호응이 좋질않아서...ㅋㅋㅋ 하이튼 와주셔서 감사하구요 담에 뵐께요.. 그럼..
◎ 비싸이너 12/15[08:35] 211.104.228.18
흐흐흐~즐거우셨다니 감사할따름입니다~
◎ 고다르 12/15[09:17] 211.199.39.76
저두~~ 방가웠습니다. 다시만날때 옆자리에 안자 술한잔해효.^^
◎ KENWOOD 12/15[09:18] 211.203.155.36
마뇽님!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하루였나보군요,,,
캔우드 못찾아가뵈서 죄송합니다,,, 꾸벅!
화이트페이스님 말씀처럼 우리모두가 하나가 될수있다고 캔우드도 믿습니
다,,, 참 비싸이너님,,, 기분 업 되셨나요^^;;
◎ 후리지아(son) 12/15[09:23] 211.243.66.94
반가웠어요..^^*
◎ 마뇽 (salangii@empal.com) 12/15[09:31] 211.63.251.61
음식들 모두 후리지아님 솜씨였다는 후문을 들었는데... 솜씨가 좋으시대요... 덕분에 맛난 저녁 먹었습니다. 아 그리고 윗글에서 언급되지 않으신 회원님들... 모두들 반가웠구요. 담에 뵈면 제가 술 한잔씩 돌릴께요.. 서운해 마세욤^^* 고다르님 ...넵 꼭 한잔..짠~ 하시게요
◎ 마루~* 12/15[09:44] 211.243.66.94
무사히 3시 버스 타셨네요..^^ 방가웠구요..담에 또뵈요~~ (그리구 훌지아언니 음식안했써요~ ^^; =3=33)
◎ 동그라미 (junground@hanmail.net) 12/15[09:52] 211.203.152.49
영호남 교류의 물꼬를 터놓고 가신 마뇽님 만나서 반가웠구요 사진기대하세요^^
◎ 후리지아(son) 12/15[09:54] 211.243.66.94
음식한게 아니라 배분햇시요..^^* ㅋㅋㅋ..음식아이디어는 화이트페이스님이 하신거예요..모두들 박수쳐야 해요..ㅋㅋ
◎ 마뇽 (salangii@empal.com) 12/15[10:13] 211.63.251.61
아~~ 네 ^^ 어찌 돌아간 상황인게 이제야 감이 오네욤...ㅋㅋ 동그라미님... 가방없어도 출근은 잘 하셨나보네용? ^^ 암튼 준비하고 뒷정리하시는데 많은 도움 못드려서 죄송할 뿐..담에 가면...많이 도와드릴께요..
◎ giri 12/15[10:42] 210.124.253.166
오널 피곤하시져...증말방가웠구여..담에 전주서 함뵈여
어제 울마눌님한테 바가지 만땅....혼자서 신나게 놀구왔다구...ㅠ ㅠ
신랑한테는 혼나지안으셔셔효...
◎ 마뇽 12/15[10:59] 211.63.251.61
신랑...들어가니 짝 한번 째리더군요... 어쩌겠어요... "반지 안껴두 다 유부녀 티난다글더만... "하고 괜히 헛웃음 쳤지요... 여독이 좀 덜풀리긴 했지만 가뿐합니당...아직 20대라^^ 크크 글도 보쌈드시곤 화가 쫌 풀렸으리라 생각되는데욤..^^
◎ giri 12/15[11:09] 210.124.253.166
암말 안하구(삐지면 말을 안함) 잘먹더라구여....^^
◎ 대~한민국 12/15[11:11] 211.104.230.84
먼저 가서 넘 죄송^^ 난 더 있구 싶은는디~~~;근데 정말 마뇽님 아줌마 맞아요?ㅋㅋ
◎ 도바니 12/15[11:13] 210.218.142.9
마뇽님...짧은시간 뵜지만..넘 반가웠구요...담에 또 오실꺼죠??^^
◎ 마뇽 12/15[11:17] 211.63.251.61
보쌈...또 먹구 싶네욤...키키 전 워낙 고기를 좋아해서리...꼴딱~^^ 도바니님두 귀연 덧니를 갖고 계시더군요.. 울 신랑은 무선 송곳니를 두개 갖고 있답니다..그서 도바니님 보는 순간 신랑의 얼굴이 오버랩되믄서..에구 횡설수설.. 암튼 담에 또 가야죠잉... 불러만 주신다믄 ㅋㅋㅋ 대한민국님. 알믄서~^^
◎ 三悟 12/15[12:49] 211.243.122.122
어 사모가 아니고 삼오입니더....그날 잘 올라갔죠...... 그래두 남편분이 참 좋은 분이라 생각이....
우째든... 다음 기해가 되면 전주에 비빔밥 먹어로 가야겟네....
그럼 오늘도 한번정도 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가..... 그리고 미소가 있는...
부산에서 삼오입니더....da3507....^^
◎ giri 12/15[12:59] 210.124.253.166
삼오야....개굴엄마보구 하시는 말씀이야....푸~~~~
◎ 마뇽 (salangii@empal.com) 12/15[13:13] 211.194.78.180
크크크 에구 삼오님... 일요날 설거지하시던 뒷모습이... 아름다우시더만요 ^^
◎ 비싸이너 12/15[16:10] 211.104.228.18
아따~리플 만땅이네그랴~~~^^
◎ 에디 12/15[16:41] 219.249.38.104
혼자서 멀리 오신 성의가 부러웠습니다. 반가웠구요. 밝은 인상이 보기 좋았습니다. 어쩜 글도 이리 재미나게 잘 쓰시나요. 담에도 꼭 뵈었으면 하네요.^^
◎ 멘솔 12/16[01:41] 218.154.211.217
먼 걸음 하셔서 감사하구요
담에도 언제 오프에서 함 더 볼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함다.. ^^
◎ 마뇽 12/16[10:07] 211.55.248.96
에디님... 재미나게 읽으셨다니... 감솨~~ 킹콩님이랑 진지하게 얘기나누시길래 먼저 잔다는 말도 못하고 옆방으로 샜더랬어요^^;; 가시는 거 못봐서 아쉬웠습니다. 멘솔님... 담에 가면 멘솔님차에 또 탈랍니다.. 그래야 안졸고 구경하지욥~~^^*
◎ 마뇽 12/16[10:34] 211.55.248.96
비싸이너님...첨뵙구 눈매가 무서버서... 겁먹었는뎅^^;; 참 재밌으신 분이더군요.. 조용히 말없으시다가 한마디씩 하시면은..크크 사진방에 올려놓으신 님의 사진보니 부산에 다시 가고픈 충동이 마구마구 느껴지네욤... 담에 또 이뿌게 찍어주실꺼죠??? 그땐 저도 디카 하나 장만해서 가야겠군요^^
◎ 쭈글탱 12/16[16:45] 211.203.229.192
대단~~~하심당.. 모임땜시 거그까정 가공...^^ㅋㅋㅋ 재밌게 잘~~다녀오셨다니..^^ ㅎ~~~~ 담에 갈때는 지두.. 같이 가게용..^^케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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