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져 있기에 모든것을 담을수 있습니다.

비워져 있기에 모든것을 담을수 있습니다.

독락천사 0 255 2002.07.15 00:00
우리네 마당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한없이 텅비고 허전해보이는 마당... 하지만 그 마당엔 수많은 비밀과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아무것도 담지 않았기에 무엇이든 담을수 있습니다. 유년시절, 밤하늘에 펼쳐진 별빛을 보며 돗자리 깔고 누워 수박을 먹던 기억, 한 여름 찌는듯한 무더위를 시원한 등목으로 해갈해 주시던 어머니의 손길, 잔치때면 사람으로 가득차 정겨움이 가득하던 장소, 때론 농작물을 널어두어 한낮 햇볕에 따사히 말리곤 하던 기억...

우리네 마당엔 소중한 기억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아름답게 잘 가꾸어진 어느 정원보다도 우리네 마당은 한없이 포근하고 넉넉합니다.

이름지워 지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너는 누구다...너는 어떤 사람이다...너는 그런 존재이다...

나는 무엇이든 할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언제나 너그럽고 포근한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을 감싸않을수 있는 사람... 그런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이곳은 서애 유성룡 선생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충효당 입니다. 강직한 선생의 성품을 닯은 이 집은 그 형식이나 구성에서 조금의 낭비와 가식이 없습니다. 정확하게 연결되는 각각의 공간들은 조금의 거짓됨과 허위도 용납치 않았던 서애의 모습과 다름이 없습니다.

너무나 빈틈이 없어서 조금 삭막해 보이기 까지 하는 이 집... 히자만 마당을 지나 사랑채로 꺽이는 굴절된 축은 숨막힐듯 정적인 분위기를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드라마틱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마당이지만....무엇이든 할수 있는 공간입니다.

독락천사


210.178.101.34하늘이 07/15[09:34]
독락천사님 혹시 작가? 글 재주가 원숭이보다 넘 잘하셔..
211.219.94.179제프리 07/15[10:24]
정말 아무리 생각해두..... 넘.. 머싯따..........
211.207.87.177몰라^^ 07/15[12:14]
정말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