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머리속에 답답함으로 남아 있던 이야기 입니다.
문화/예술에 관한 글을 청탁받을때면 항상 그 고민으로 머리속이 터져나갈듯 함을 느꼈었습니다.
예술의 주체, 그리고 장인, 장인정신...
그림을 그린 화가보다 저명한 평론가의 어설픈 평론 한마디가 더 가치를 얻는 세상입니다.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방향으로 지껄여 대는 평론가들의 자아도취는 예술을 예술이기 보다 지식이란 허울을 입고 있는 말초적 창작물로 전락시킵니다.
조선시대 이후로 우리 사회는 "손" 보다는 "머리", "발"보다는 "입"으로 움직이는 이들이 더 큰 대접을 받아 왔습니다.
사회의 페러다임이 현실보단 이상에 맞추어져 있고 그에따른 사회의 선호대상 역시 현실적이고 즉물적인것 보다는 이상적이고 허구적인 것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때부터 장인은 기술자, 잡인, 일꾼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우리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머리속에 담겨 있는 지식들을 되풀이 하는 카세트 테입이 아니라 손끝하나, 움직임 하나로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킬수 있는 "장인"의 존재 입니다.
설계를 한번도 해 본적이 없는 "교수님"들께서 설계를 가르칩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고 교육부에서 법률로 정해 버렸습니다.
기초적 지식없이 뜬구름 잡는 이상만 키워내는곳이 대학의 커리큘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동안 제 MSN 대화명이 "바우하우스를 꿈꾸며..." 였었습니다.
진정한 바우하우스의 장인정신을 꿈꾸며 이땅의 지식인으로 남고 싶어서...머리와 행동이 함께 하는 실천적 지성인이 되고 싶어서...
하지만 지금의 저 역시 아무것도 할줄 모르면서 머리와 입만가지고 세상을 이야기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입을통해 뱉어지는 지식들은 그 수명이 결코 길지 못합니다. 그러나 장인들의 공예적 전통은 오랜 후에까지 가치를 인정받으며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 줍니다.
참으로 존경스러운 아버님이십니다. 정체성을 잃고 부유하기만 하는 이땅에 "장인"이란 이름으로 살아가시는 아버님은....
진정한 "존재"이십니다. 그리고 존경받아 마땅한 이 시대의 "필요인" 이십니다.
바우하우스의 미술교수였던 천재화가 "요하네스 이텐"의 말을 떠올리며....
"예술가란 단지 장인이 철저화된 상태인 것이다. 예술가에게 있어서 기능의 숙달은 필수적인 것 이다. 그것은 창조적 생산의 주 원천인 것이다. "
아래는 내소사의 대웅전 입니다.
현존하는 백제의 공예적 전통이 가장 완벽하게 남아 있는 예 입니다. 건물의 모든 부재 하나 하나가 손으로 가공되어 완벽하게 조합되어 있습니다. 대목과 소목을 도편수가 부려 이루어낸 거대한 공예품이라 할수 있습니다.
아래의 꽃창살 역시 넓은 판장지를 하나 하나 투각하여 만들어낸 예술품 입니다.
장인이란 이름들이 이루어 놓은 역사적 보물인 것 입니다.
獨樂....
유니야 01/25[14:28]
독락이의 글을 읽다보면...지식도 쌓이고...정말..유익한 글..많이 올려줘서..너무 고맙다...저 꽃창살..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