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수 없는 벽....

허물수 없는 벽....

독락천사 0 240 2002.07.20 11:11
안강의 양동마을에 월성손씨 대종가 서백당 입니다.

이 앙증맞고 작은 담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알아맞춰 보세요....^^

전통 가옥에서는 안채와 사랑채의 구별을 엄격하게 합니다. 때문에 사랑채는 가장 외부에 돌출되게 계획하거나 아니면 별도의 건물로 따로 떼어 놓기도 합니다. 바깥주인께서 주로 이곳에 머물며 손님들은 맞고 학문을 하는곳 이기 때문입니다.

안채는 집의 가장 깊숙하고 은밀한곳에 위치합니다. 안주인께서 식솔들을 관리하기 편하게 하기 위하여 부엌과 후원등과의 연결이 쉽도로 되어 있습니다.

옛부터 남녀칠세 부동석이라 하여 남자와 여자와의 거리는 적당히 떨어뜨려 놓는게 좋다고 하였습니다. 때문에 살아채와 안채의 거리 역시 사뭇 떨어져 있게된 것 입니다. 아마 학문하는 사람이 안주인의 치마폭에 휩싸여 공부를 등안시 하는것을 염려했기 때문에 그러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 작은 담은 "ㅁ"자 형태의 집을 구성하다보니 자연스레 안채와 사랑채가 동쪽 벽체상에 일렬로 늘어서게 되어버렸습니다. 때문에 사랑채와 안채의 구별이 모호해 지고 이를 해겨해 보고자 이 작은 샛담을 사용한것 같습니다. 다시말해 의미상 경계가 되는것 이지요...

우리건축물을 접하다 보면 이처럼 앙증맞은 소품들이 눈에 자주 띄는데 귀신을 막기 위해 사용한 갖가지의 조각, 석물, 그림등이 보는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우리 문화를 보는 또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합니다.

이 샛담을 보며 이렇게 까지 형식에 얽매였던 조선조 유학자들의 모습을 보며 한참동안 멍하니 서서 웃고만 있었습니다.

독락천사


203.240.171.135홀로서기 07/20[11:13]
항상 천사님의 사진은 맘을 쉬게해주는군요^^ 너무 조아요
211.62.100.105Dream 07/20[11:30]
옛 선조들이 애쓰며 지킬려고 했던 좋은것들이 요즘에도 이어졌으면 좋겠슴다...^^
211.228.109.38이순정 07/20[11:36]
빛이 발하는 아름다움, 성목의 풍부함으로 이내 여유로움을 끌어안은 자태..
210.178.101.34하늘이 07/20[11:55]
독락천사님 정말 건축에 관심이 많으신가보군요.. 대단하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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