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누구게 (noogooge@whoever.com)
작성일:2001.3.12(월) 23:59, 24.8.224.66

Re.. "맥과 피씨의 차이"는 너무 광범위한 주제...
> 음.. 이번에 디자인 공부하는 신입생입니다.
> IBM 컴퓨터와 Mac의 하드웨어적, 소프트 웨어적인 차이점을 알고 싶습니다.
> Mac위주로 말이죠..
> 가장 두드러지는 점이랑 장단점 등을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그럼...

맥과 피씨의 차이"는 너무 광범위한 주제...이기 때문에 아주 간략한 소개로 대신하겠습니다.
우선 선뜻 맥을 사지 못 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비싼 가격을 꼽을 수 있는데요, 여기에는 여러가지 사실과 오해가 섞여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맥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건 사실입니다. 다른 어느나라에 비해서도 원가대비로 고가입니다. 이 배경까지 설명드리고 싶진 않구요... 어쨌든 원래 맥 가격은 우리나라 가격보단 싸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외국 딜러 직송은 애플의 해외딜러 보호정책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가격은 같은 급의 피씨들과 비교해서 약간 높은 편이지 많이 비싼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특히 랩탑(파워북)의 가격은 성능대 가격비는 물론이고 같은 급의 피씨랩탑보다 오히려 쌉니다. 그러니 맥이 턱도 없이 비싸다는 건 우리나라의 특수상황과 여러가지 오해가 빚어낸 인식입니다. 피씨 쪽과는 달리 "아주 싸구려"가 없기 때문에 가장 싼 피씨 랩탑(거의 몇 년 전 사양)과 비교해서 비싸다고 하는데, 웃기는 비교입니다. 제가 애플에 대해서 가지는 불만은, 부품가격을 너무 바가지 씌운다는 겁니다. 그래서 맥에서 작업하는 많은 전문가들은 부품은 애플에서 사지 않고 시장에서 삽니다. 피씨와 다름없은 똑같은 부품들입니다. 대부분의 부품은 흔히들 착각하는 것과 달리 맥용, 피씨용이 따로 없습니다.
둘째로 하드웨어의 차이점을 꼽자면, 방금 말씀드린 대로 대부분은 큰 차이가 없고 단지 주연산장치와 주기판이 다릅니다. 주연산장치의 차이가 바로 맥과 피씨 하드웨어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어떻게 다른 지는 저는 기술자가 아니어서 전문적 설명을 할 수도 없고 상식선의 이야기도 너무 엄청난 역사와 현재 시장 상황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이 좁은 지면에 다 풀어 놓을 수는 없습니다. 신입생이시면 영어를 읽으실 수 있지 않나요? 인터넷에 수도 없는 전문적 자료가 있으니 읽어 보세요. 물론 다 영어입니다.
소프트웨어의 차이도 엄청난 이야기입니다. 디자인의 관점에서 아주 편린적인 이야기만 하자면, 출판디자인에서 전세계적으로 맥이 표준이니 맥을 쓰는 것이 편하다는 것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그래픽 관련, 특히 2D 관련 프로그램들이 다 맥기반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포팅된 피씨용은 여전히 맥용만큼 매끄럽지 못 한 감이 있습니다. 성능도 그렇습니다. 오에스의 차이는 관점에 따라 아주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의 맥 오에스는 인터페이스라는 면에서 보면 역사상 어느 오에스와도 비교되지 않는 단연 최고의 수준입니다. 하지만 워낙 오래된 코어를 가지고 있어서 지금 기준으로 보면 원시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한 16 년 됐거든요.^^ 그래서 드디어 올해 (이미 상당히 늦었습니다.) 첨단(?) 오에스로 갈아치웁니다. 이 새 오에스는 도스와 윈도우즈처럼 현재의 맥 오에스와 전혀 다른 오에스입니다. 무엇이 첨단이냐는 또 여기서 설명드리기는 너무 방대하고...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절대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개발되고 배급되지 않습니다. 온갖 권모술수가 판치는 오직 돈을 버는 것이 지상가치인 자본주의 시장에서 "상품"의 형태로 개발되고 배급됩니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상적인 기능, 성능, 가치와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라는 게 아주 넓은 다양성이 있거든요. 때로는 더 큰 시장을 위해서 소수의 전문 시장은 깡그리 무시되기도 하고, 어느 한 회사나 단지 한 사람의 소유주를 위해서 수십만명에게 아주 중요한 소프트웨어가 폐기되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기술적 발전을 조망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디자인에서 갈수록 웹디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해 가고 있습니다. 종이기반의 출판에서 점점 전자적 문서로 옮겨가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미래의 디자이너라면 저는 출판디자인 뿐 아니라 웹언어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미래의 표준은 XML이 되겠죠. 그리고 이 XML은 제가 보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좌지우지하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습니다. 이미 HTML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아귀에 들어갔죠.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마이크로소프트 맹종국가입니다. 이미 빠져나오기는 힘든 수준에 이른 듯 합니다. 따라서 웹디자인에서는 맥을 써도 피씨로 교정을 봐야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이 타 플랫폼을 인터넷에서 완전히 몰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호환성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윈도우즈 쓰는 사람들은 이걸 잘 모르고 삽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웹페이지들은 대부분 비표준입니다. 흔히 다른 플랫폼이 비표준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바로 윈도우즈 플랫폼이 비표준입니다. 물론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겁니다. 그러니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열한 세계정복전략에 맞서 싸우겠다는 정신을 지니고 있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웹디자인을 맥으로만 한다는 건 비효율을 감수해야 합니다.
또다른 디자인의 영역인 모션그래픽은 맥이 상당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걸로 봅니다.
디자인을 하실 거면, 저는 맥과 피씨를 다 쓰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맥이 분명 주된 창조적 도구로 쓰이게 될 겁니다. 하지만 말단 배급은 피씨가 타겟입니다. 디자이너의 주 영역 중에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게임디자인도 포함됩니다. 모두 피씨가 주 타겟입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도 많은 경우에 다 맥에서 만들어진 후 피씨용으로 배급됩니다. (여기는 미국) 동영상도 대부분 맥에서 퀵타임으로 만들어져서 윈도우즈 미디어로 인코딩되어 배급됩니다. 음악씨디들도 다 맥에서 만들어집니다... 이런 식입니다. 이 사실을 아는 윈도우즈 사용자들은 별로 없죠. 하지만 돈은 말단 사용자를 장악한 쪽이 벌게 되어 있습니다. 저작도구 시장은 이에 비해 비교가 안 되게 협소합니다.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여러 인터넷 상의 전문 사이트에서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다 영어입니다. 영어를 전혀 못 읽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그럼 시간 날 때 부분별로 조금씩 소개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서민철 () 07/13[14:24]
윗분말씀이 대가 옳습니다. 다만
서민철 () 07/13[14:27]
그래픽부문에서는 몬가 좀 경험이 부족하신듯합니다.저도 그래픽을 5년정도 ibm으로했습니다만... 물론 맥이 많은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저도 동감합니다. 하지만 그 영역은 너무도 많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금이순간도 맥에서만 할수있었던 작업은 대다수가 무너졌으며.. 앞으로는 맥의 가장큰장점인 그래픽 부문도 이젠 ibm에 넘겨주어야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기론.. 맥으로만 할수있는것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ibm으로 처리가 됩니다. ibm과 호환되고 맥의 성능을 뛰어넘는 주변기기들이 속속등장하고 있습니다.(당연히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용자가 많기때문이죠).. 저는 매킨토시를 잘 모릅니다만 상당히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맥으로만 할수있는것이란...없어질것같습니다.
서민철 () 07/13[14:31]
또한 가지 이유.. 매킨토시의 하드웨어는 너무나도 폐쇄적입니다. 가격정책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모두 동감하실거라생각합니다. 동급 ibm의 하드웨어를 구입하려면 매킨토시는 2~3배의 비용을 지불하여야만 살수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매킨토시를 구입하려고 쇼핑몰등을 기웃거리지만... 정말로 입이 딱벌어지는 가격들입니다. 또한 하드웨어도 너무나 폐쇄적이어서 .. 불과 3~5년정도전까지만이라도 맥유저중에 맥을 뜯었다 붙였다..업그레이드를 자유로이 또는 주변기기를 아주 자유스럽게 ... 바꾸거나 하는 유저는 그리 많지않았습니다. 대부분.. a/s에 의존하조.. 그만큼 하드웨어는 폐쇄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도 고가 이겠지요...
서민철 () 07/13[14:33]
근데.. 맥공부하기 좋은 싸이트...좀없나요? ㅡ,.ㅡ;
서민철 () 07/13[14:33]
마우스랑 키보드랑 운영체제가 틀리니.. 어제 파워맥으로 버벅대며... 마우스 단추도 하나더라구요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