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의 할아버지....(펌쥘)
c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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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4 17:14
아들의 재혼을 바란 60대 노인이 손녀를 다른 집에 몰래 입양시킨 뒤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아들 부녀가 6년간 생 이별 해야했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기막힌 사연은 지난 98년말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실종된 것으로 신고된 이 모(7)양의 할아버지 이모(65.부산진구)씨가 부산지방경찰청 미아찾기 전담 경찰관의 끈질긴 설득에 `모든게 나의 죄'라며 그간의 속사정을 털어놓으면서 드러났다.
이씨의 손녀는 경찰청의 장기 미아 및 실종자 명단에 등재된 39명의 어린이중 한명.
이씨의 아들 이모(38.요리사 대구시 거주)씨와 그의 딸과의 생이별은 지난 98년 초 가정불화로 이혼한 아들이 두 딸중 두살배기 막내를 아버지에게 당분간 맡아달라 고 부탁하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이씨는 아들이 재혼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생각에 지난 98년말 손녀를 다른 집에 입양시킨 뒤 아들에겐 `잃어버렸다'고 말해버렸다.
아들의 장래를 위해 만든 거짓말이었지만 아들은 직장을 휴직한 채 전단지를 들 고 수년간 딸을 찾아 헤매고 다녀야 했다. 아들은 지난 2000년 재혼한 후에도 딸을 찾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씨의 거짓말은 올해 초 이양을 장기미아로 분류한 경찰이 실종경위에 의문점이 많다며 재조사에 나서면서 탄로가 나고 말았다.
경찰은 할아버지 이씨가 경찰의 이양 찾기에 비협조적인 것을 수상하게 여기고 지난 19일부터 사실고백을 종용했고, 지난 21일 경찰의 끈질긴 설득에 할아버지 이 씨는 비로소 "아들이 재혼을 하는데 젖먹이가 방해가 될까봐 일을 저질렀다. 제발 아들에게 알리지 말아달라"며 지난 수년간 가슴에 품었던 사연을 털어 놓았다.
그러나 장기미아사건을 해결한 경찰이나 아들을 위해 거짓말을 한 이씨, 그리고 수년간 딸을 찾아 헤맨 아들 모두 난감한 처지이다.
다른 집에 입양된 이양이 이름까지 바꾸고 넉넉한 살림의 양부모 밑에서 잘 자 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딸과 생이별을 해야했던 이씨 아들이 당장 아이를 데려오겠다고 하지만 갑자기 친아버지가 나타났을 때 아이가 받을 충격과 아이의 장래 등을 고려할 때 어 떻게 처리하는게 합리적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며 "사건을 해결하고도 이렇게 심 정이 착잡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