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하여 나는 결국 디지털 카메라를 사기로 마음 먹었으니
어물쩍 DSLR을 뒤적거리다가 분수에 맞지 않음이라
조용히 명상하여 마음을 가다듬고는 유명한 카메라 가게로 향하였다.
"주인장 계시오."
"어찌 오셨나이까?"
"내 일명 디카란 것을 구입하고자 하니........"
"그러시다면 맞게 오셨소이다. 세상에 온갖 디카가 있지만 막상 쓸만한 것이 없지 않음이요?"
"허허...아시는 구랴 그래 내 하나 보아 둔 것이 있긴 한데......"
"기탄 업시 말씀해 보시구랴."
"저 바다 건너에 가면 대마도 보다 더 멀리에 지팡구라고 큰 섬이 하나 있다고 합디다.
비록 섬이기는 하나 손재주 좋은 장인들이 많아 좋은 물건을 만들어 판다 들었소.
니콘이라는데서 나온 쿨픽스 2500이라고 들어 보셨소이까?"
"하하하! 이분 관상이 처음 볼때부터 범상치가 않더니만!
잘 보셨소이다! 2500이 명기중에 명기외다."
"그렇소이까?"
나는 내심 흡족하여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2500은 이미 시대에 쳐진 모델이라......"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회전식 렌즈하며 선명한 렌즈하며 내 으뜸이라 들었거늘...."
"그러기는 하외다만 화소가 딸려 요즘은 잘 쓰지 않습니다."
"낭패로다...낭패...그럼 어찌 한단 말이오?"
"괜찮소이다. 대신 똑같은 기능에 화소를 올린 3500이 있소이다."
"그렇소이까? 그것 정도라면 가격 차이도 별반 나지 않을 뿐더러 렌즈도 뱅글뱅글 돌아갈 것이니
내 아주 다행이오."
"하지만 죄송스럽게도 지금 3500이 다 떨어지고 없어서...."
나는 3500이 없다는 소리에 가슴을 치며 돌아서려 했으나......"
"거 손님 성질 한번 급하시외다. 대신 다른 걸 한번 보시요."
"내 뱅글뱅글 도는 렌즈에 반해 2500을 사러 멀리 부산포에서 예까지 득달같이 달려왔건만
무슨 미련이 남아 더 머문단 말이오?"
"뱅글뱅글 렌즈라면 그거 말고도 또 있으니 한번 보고나 가시구려."
"또? 또있단 말이오?"
"거 4300이란 것이 있는데 이것은 렌즈가 뱅뱅돌 뿐만 아니라 성능도 대폭 향상 된
고급 기종이니 괘념치 말고 구경이라도 하시구려."
"사지도 못하고 구경만 한다면 폐가 될것인데...."
"내 장사치라도 사람을 보며 장사를 하오. 손님 같은 분을 만났으니 물건 백개를 보여준들
내 흡족치 못할 것이오."
"이거 감사하오이다."
그리하여 주인장이 심부름 보는 아이를 불러 냉큼 물건을 가져오라 일렀는데,
"아니! 이놈이 일을 똑바로 못하느냐!"
주인장이 물건을 가져온 그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것이었다.
"주인장 왜 그러시오?"
"글쎄, 이놈이 4300을 가져오랬더니 5700을 가져 온 것이 아니겠소!"
"5700?"
나는 5700이라는 숫자에 사뭇 놀라면서도 호기심이 일었다."
"이놈! 이 손님 께서는 없는 쌈짓돈을 쪼개어 오직 디카를 사시겠다는 일념을
먼 길 마다 않고 예까지 오신 분이다. 그런분께 이런 고급 기종을 보여드리면
마음만 아프지 않겠느냐!"
나는 은근히 호기심과 객기가 솟아올랐다. 비록 쌈 짓돈은 부족했지만
고급기종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 해 졌다.
"거, 주인장 너무 나무라지 마시고 한번 보여 주시구려."
"하지만..."
"괜찮소. 내 먼길오느라 노잣돈이 제법 넉넉하오."
"그러면 한번 보시지오."
나는 5700의 명성만 듣고 실물은 보지 못했는데 막상 보니 기능이 황홀하기가
이를데가 없었다. 갖고 싶은 마음에 그만 덜컥 사기로 마음을 먹어버렸는데......
"내 무척 탐이 나는 구랴. 도데체 얼마요?"
"이것이......깎고 깎으셔도 1만 2천냥은 족히 주셔 야 합니다."
나는 일만 이천냥이란 소리에 화들짝 놀랐지만 체면이 있어 험험 헛기침만 하였다.
하지만 견물생심이라 이미 눈이 돌아갔으니 그냥 갈리 만무함이라......
"내 이것을 가져가겠소. 만 이천냥이라 하였소?"
"예? 손님 진심이오?"
"내 비싼 밥 먹고 헛말을 하겠소?"
"아이고~손님~"
주인장이 오래간만에 비싼 물건을 팔고는 신이 나 있는데
문득 저쪽에서 앉아 있던 한 노친이 슬그머니 일어 나더니 나에게로 오는 것이었다.
"거 부잣집 선비님인가 보구려."
"아닙니다. 그저 디카가 좋아서......"
"사실려면 제대로 된걸 사셔야지요. 거 만이천냥이나 쓰시면서...."
"네?아니 노인장 그건 또?"
"너는 가서 그것을 꺼내 오거라."
"예? 아버님?"
그 노인장은 주인의 부친 되는 듯 했다.
주인은 아버님의 명을 받고는 득달같이 달려 물건 하나를 소중히
가슴에 품고 달려 나왔다.
"이것을 한번 보시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킬 수 가 없었다. 그것은 말로만 들어오던
D100이라는 것이었다!
"아...아니..이것은..."
"물건을 알아보시는 구려. 내가 사람을 옳게 봤소이다."
"세...세상에 이것은 정승 반열에나 올라야 만져볼 수 있다는 그......"
"맞소이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다 보니 이렇게 내 손에 까지 흘러 들어오게 됏소."
"당치도 않소 내게는 과분한 물건이오."
"그런 소리 마시오. 내 선비님의 손을 보니 이미 4500이나 5700을 만질 손이 아니오."
"아......"
"내 선비님께 특별히 만육천냥만 받겠소."
"만...민육천냥....."
나는 값을 듣고는 뛰는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내 비록 지금은 촌구석 선비이지만 이 것을 들고 맹렬히 연습하면
멀지않아 이름을 떨치고 정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야.......'
나는 육욕칠정에 눈이 멀어 가고 있었다.
"주인장....만 육천냥이라 하셨소?"
"그렇소."
"정말이오."
"내 이 장사 30년이오. 분명 만육천냥이오."
나는 그 자리에서 9개월 짜리 어음을 쓰고는 D100을 끌어 안았다.
그리고는 렌즈며 메모리 카드 가방등을 사고는
그 가게를 나왔다.
가게를 나와 햇빛을 보니 순간 머리가 멍해지며 무슨 짓을 했는가 하여
황급히 뒤를 돌아보니....
이게 무슨 낮도깨비 놀음인가 나에게 D100을 판 가게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결국 나는 천지신명이 내게 이것을 점지해 준 것이라 생각하고는
조용히 뒤로 돌아 집으로 왔다.
이제 카드값 8개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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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선생님의 글입니다.
4300-제프리
5700-신삥, 버거
D100-독락이 쓰는 카메라입니다.
신삥은 요즘 300D를 지를려는 모양입니다.
hillman^^ 10/21[19:48]
에혀~ 남일이 아닌것을......쯔쯔쯔ㅜㅜ
신삥 10/21[20:05]
바람잽이 지미옹...-.,-;...또 불을 질르시는근녀..-.,-;..준 철야모든데...날이 춥네여..감기 조심하세효..^.,^
고고 10/21[20:10]
누가 썬는지..참 맛갈스럽꾼뇨...마미야 RZ에 디지탈백 껴서 사용해 보까나...헐헐~
이프로 10/22[09:17]
10D는 언제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