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500명의 목숨 보다 소중한것

(펌) 500명의 목숨 보다 소중한것

곰돌이여사님 0 1,075 2004.07.24 13:24

500명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

[노컷뉴스 2004-07-24 13:16]

종전 1주년이 되던 지난 3월 20일, 이라크전문 웹진, 이라크 나우의 운영을 시작하고 나서 저의 하루는 이라크 및 파병관련 국내외 뉴스들을 검색하는 일로 시작되곤 합니다.

지난 22일, 여느 때처럼 뉴스클리핑을 하다가 그만 한 기사에 한참을 아무 일도 못한 채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경남도 대표 축하를 하기 위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김혁규 상임위원이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에 파병될 군인 가운데 500명 정도가 전사한다면 자신의 인기가 하락할 것을 감수하고 파병을 결정했다. 나름대로 얼마나 큰 고통이 있었겠느냐”는 것입니다. 그의 말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몇 번이고 기사를 읽고 또 읽다가 문득 얼마 전 만났던 한 후배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내무반 생활이 너무 어려워 차라리 이라크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자이툰 부대에 입대했다는 선한 얼굴의 평범함 대학생, 그는 얼마 전 훈련소에서 상사와의 갈등으로 다시 원대 복귀를 하게 되었다며 잠시 학교에 들러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러 온 길이었습니다.

217만원의 월급, 날마다 고기를 먹을 정도의 훌륭한 식사, 한참 고참인 특부수대 원들도 똑같이 내무반 생활을 했다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풀어 놓으며 함께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동티모르 평화재건 부대같은 일을 하는 줄 알고 통역병으로 자원했다가 부대에 가서 훈련을 받는 와중에야 실제 전투에서 작전수행에 필요한 통역을 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 그,

대학에 다니다가 군대에 가서 그런 환상을 가지고 자이툰 부대에 자원한 친구들이 많다는 그의 이야기, 끝까지 부모님이 동의하시지 않다가 결국 마지막 훈련소로 가던 날 오셔서 하는 수 없이 서명을 하고 근심어린 얼굴로 돌아가셨다는 그의 부모님...사망자에 대한 보상액이 꽤 컸지만 너무 자세하게 설명을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지만 그래도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자대에 있을 때보다 편하게 지내니 좋았다는 철없는 얼굴...

그도, 그의 가족들도, 자이툰 부대에서 지금도 훈련받고 있는 이들의 가족 중 누구 하나라도 내 아들이, 내 남편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요. 그러나 그것은 다만 우리들, 평범한 사람들의 소망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함께 내무반 생활을 하던 이들이 보고 싶어 다음날 자이툰 부대에 위문하러 간다며 일어서는 그의 얼굴 위로, 지금도 자이툰에서 훈련받고 있을 수많은 이들의 얼굴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그 소중한 이들 중 500명쯤은 죽을수 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정부, 그들의 생명과 가족의 슬픔이 아니라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질까봐 고심중이라는 정부....

그 정부 앞에서, 그 청와대 앞에서 절망을 눌러 끄고 우리는 다시 촛불을 듭니다. 노래를 합니다. 거리에 눕습니다. 이 죽음의 행렬을 몸으로라도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 푸른 벗들을, 귀한 아들들을, 소중한 남편들을, 아버지들을 죽음이 사막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미동맹의 제단에 희생 제물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3000명이 자 이툰 부대원, 그들은 병기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시사자키 칼럼, 지금까지 임영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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