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으~~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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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0.09 12:29
동생이 롯데 월드에서 인형을 또 하나 타 왔습니다. 물론 경품으로...
천사가 앉아 있는 인형 보신적 있으실 겁니다. 뒤의 테옆 감아주면 멜로디가 나오면서 머리가 돌아가는.....
그 어여쁘디 어여쁜 천사 얼굴 대신에
롯데월드 너구리머리가 꽂혀 있는 인형을 보고...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울 동생은 귀엽다고 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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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랑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여자들이 으래 그렇듯이 한번 통화하면 짧아야 30분 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한동안 유행하던 초등학교 동창회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친구들끼리 그랬답니다.
은화는 초등학교때는 인형처럼 이쁘더니..애가 크면서..얼굴이 영...바뀌었다고...
(여기까지 읽고 기분이 아주 상하신 분들은 컴을 가져다가 버리셔도 상관 없습니다. )
갑자기..울 사촌 오빠 생각이 났습니다.
저를 어릴때 보고...
중 고등학교때는 한번도 얼굴을 안 본.....당시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던 울 사촌 오빠는...
내가 대학을 중앙대 갔다고 하니..나에게 물었습니다.
" 중앙대??? 연극 영화과 갔냐???"
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그 뒤에 축하한다고 저녁사 준다고 만났을때...
"익!! 니가 은화냐???"
....
어렸을때 뵙던 어른들 지금 뵙기 아주 싫습니다.
다들 어릴때 얼굴이 어디 가고 없다고들 하십니다.
간혹 또 나이들면 어릴때 얼굴이 다시 나온다는 둥 이런말씀을 해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
친구랑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동안 울 동생이 옆에 있었습니다.
통화를 끊고 이야기를 했더니...
"언니...인형같이 생겼어 넘 걱정마...근데...원피스 입고 있는 테디베어 같애....
쩝...테디베어는 귀엽기나 하징...."
그리고는 계속...곰인형이 어떻고..하마 인형은 어떻게...처키의 신부도 인형이라는 둥 혼자 난리 났습니다.
...
다시 인형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오늘 미장원에 갈껍니다.
맨날 공주옷만 입고 다닐껍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도시락 안싸고 화장 했습니다.
오늘은 샤도우도 하고..마스카라도 하고 왔습니다.
.....................
그래도 오늘은 하나도 인형같지 않습니다.
눈이 이봉주 선수 눈이 되어 있습니다.
어제 베게를 새로 씌웠는데..오늘 다시 빨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얼룩이 엉망입니다.
아무래도 밤새 침을 흘리고 잤나 봅니다. .....그랬나 봅니다.
........
머리 큰 아저씨랑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것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러니 저러니 하고 평가를 받기는 싫습니다. 누가 차고 차이고...뭐 이런것은 아닙니다.
어제 둘이서 한 3시간 동안 같이 펑펑 울었습니다.
그사람이 그렇게 우는 것 첨 봤습니다.
남자가 울면서 매달리는 것도 첨 봤습니다.
몇일전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정신이 하나도 없을 텐데....힘들때 나까지 그래서..더 힘들었을 겁니다.
미안한 마음이..너무 큽니다.
일년 정도 좋은 시간 보냈으니...
아마 한 일년동안은 아주 많이 아플 것 같습니다.
저는 참 독한 년 인가 봅니다.
오늘 수업 3시간동안..애들이랑 장난치며..헤헤.호호하면서 보냈습니다.
아마 한동안..사람들 앞에서 미친듯에 헤헤헤 낄낄낄 거리며 다닐껍니다.
........
이제 진짜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그것을 하기로 했습니다.
돈이 되든 안되든...
남들이 뭐라고 하든 안하든...
암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번 가을에는 찾아볼 생각입니다.
이번 가을 안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