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시 한편....

간만에 시 한편....

강아지 0 596 2001.09.18 10:12
이제 완연한 가을이네요.
잘들 지내시는 지요.... 간만에 들려 시 한수 올림돠..


사는 이유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 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 되풀이되는 어머니의 넋두리가 그렇다

누군가와 싸울 때마다 난 투명해진다
치열하게
비어가며
투명해진다
아직 건재하다는 증명
아직 진통할 수 있다는 증명
아직 살아 있다는 무엇

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 날은
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

-최영미-

◈ 이순정 ─ 저마다의 삶에는 다 의미가 있듯, 싯구속의 "나"는 이미 해탈의 문턱에 도착한 삶인듯 느껴지네요.
◈ 이순정 ─ 염주줄의 구슬을 하나하나 매만지면 서서히 닳아지듯 삶도 그렇게 돌고도는 윤회의 과정인듯 싶네요.^^
◈ 이수 ─ 역쉬~ 순정님 너무 가을 타시는거 아여염,,,홀홀홀,,,오랜만에 뵙네여~
◈ 강아지 ─ 이수님 실제로도,,,홀홀홀,,,웃으시는 지 궁금하네요~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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