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해설...

끝나지 않는 해설...

dptmrnsk 0 643 2001.10.12 22:31
만추의 햇살이 가득한 초등학교 운동장을
저만치서 아이가 걸어 오고 있었습니다
도시의 긴장은 그곳에 가면 어느듯 동심으로 풀어져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마치 엄마의 자궁속같은 그런 기분으로 치환되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아이는 불과 10m를 걸어 오는데도 5분은 더 걸린듯 합니다
보는것 마다 무었이 그리 신기한지 궁굼한지 바라다 보는 제가 궁굼해
참느라고 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무언인가를 골똘하게 내려다 보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훔쳐보는 일이란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나를 발견한 아이의 등뒤로 비치는 만추의 햇살은
아이의 환한 미소를 더 없는 아름다움으로 전해 왔습니다.

낮에 아이가 목욕탕을 다녀온 이후로 몸에 열이 조금 났습니다
나는 일상의 바쁨과 핑계와 나태와 어리석음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병원엘 데려 갈려고 하다가 "이젠 안아퍼"란 말이 아이의 잔꾀인 줄
알면서도 눈물로 호소하는대야 어쩔수 없이 그냥 잊고 말았습니다
다만 나의 어리석음을 인정하기 싫은 해설을 혼자서 속으로 해 대면서
말입니다

조금전 아이는 겨우 잠이 들었나 봅니다
그러다가 또 뒤적이며 끙끙거리는 아이를 내려다 보면서
지금껏 나의 해설은 한가지도 맞추어 본적이 없다는걸
새삼스럽게 생각해 냈습니다.
길게 내 뱉는 담배 연기와 함께 혼자 또 중얼거립니다
"내 해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라고....



◈ 이순정 ─ 부성애는 모성애와 달리 조용하고 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아버지가 되어보지 못한 관계로 잘은 모르죠... 하지만 전 부성애를 한껏 받으면 컸으니까요...^^
◈ dptmrntk ─ ^^ 저두 그런 아빠가 되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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