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일이야. 우리동네까지”
“아, 응 그냥...”
“등뒤에 그게 머야!”
“아, 이거;; 꽃! 저쪽 길가에 피어있길래....그냥 꺽어온건데... 너 가져.”
“아...요새는 길가에 포장까지한 장미다발이 피어있구나...;;”
“+_+ 아핫”
“근데 어쩐일이야...나 보고 싶어서 온거야?”
“아....아....그렇지.....그래...보고싶어서...맞어”
“나 급하게 나오느라 화장도 못하고 나왔는데 미워보이지...그지”
“아니야..이뻐...많이 이뻐....정말”
“ㅎㅎ고마워...우리 뭐할까?”
“아, 글쎄 뭐가 좋을까..”
“나 배고파 우리 뭐 먹으러 가자!”
“그래 좋아”

근 1년가까이 친구도 연인도 아닌 관계로 지내온 그 아이들의 그 날은 그러했다.
녀석은 '오늘은 정말 입술도장을 찍으리라' 맘먹고 그녀의 동네로 찾아갔었고
그녀또한 1년여간 자신을 정말 이해해주고 기대게 해준 녀석이 좋아지기 시작했던 그날이었다.
그들이 주린 배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곳은
“썬라이즈”라는 카페겸 레스토랑... 각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쳐져있었고
녀석은 그곳을 미리 생각해두었을런지도 모른다.

“나 너랑 같이 앉아서 먹을래!” 그녀가 말한다.

마주 앉아있던 그들은 같이 나란히 앉았고 녀석은 그녀를 위해 돈가스를 썰고 있었다.
언제 해야하지?
돈가스를 먹여주면서?
아니면 먹여주기 전에?
....그런 생각을 반복하는 중... 어느덧 그들의 돈가스는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아, 잘먹었다. 이젠 가야....으흡!”

녀석은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다.

두 눈 질끈 감고 그녀의 입술을 훔치던 녀석의 심장소리는 마치  북소리 같다.
둥둥둥둥둥~! 빠른 템포의 북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심장이 터질듯하다.
조금 놀란듯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녀석의 행동에 큰 저항이 없다.
북소리는 치달았고 녀석은 그녀의 눈치를 살피기 위해 키스하는 와중에 살짝 실눈을 떠본다.
그녀는 눈을 감고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칸막이 너머에서는 웨이터녀석이 손으로 입을 막고 킬킬대고 웃다 녀석과 눈이 마주친 후에야 사라져버린다.

첫키스가 끝이나고
녀석은 무엇이라도 잘못한 아이마냥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고
그녀는 아직도 다른 세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듯 모든 힘이 빠진채 침묵만이 돌았다.

1990년 그날의 추억은 그러했다. 그날의 첫키스는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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