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와 나는_



"어때?이게 마음에 들어?"클로이가 물었다.

"솔직히 마음에 안들어"

"왜?"

"나는 그런 구두 싫어.꼭 펠리컨처럼 생겼잖아"

"정말? 하지만 우아하지않아?"

"아니,우아하지 않아"

"아냐,우아해.힐을봐.그리고 나비 매듭도.멋있잖아"

"그점에 동의해줄 사람은 찾기 힘들걸"

"그건 네가 패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야."

"그럴지도 모르지.그래도 끔찍한 구두는 보면 알아"

"이건 끔찍하지 않아."

"사실을 직시해 클로이 .그건 아주 끔찍해"

"내가 새구두를 사니까 샘이나서 그런거지"

"내 기분을 말하고 있을 뿐이야.나는 그게 오늘밤 파티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가 그 파티 때문에 이 구두를 산건데도 그렇게 말할수 있다이거지"

"그럼 신어"

"이제 어떻게 신으란 말이야?"

"왜 못신어?"

"조금전에 이걸 신으면 펠리컨처럼 보인다고 했잖아"

"그건 사실이야"

"그러니까 나더러 펠리컨같은 모습으로 파티에 가란 말이야?"

"꼭 그런건 아니지.그래서 내가 미리 그게 끔찍하다고 말하는거 아냐"

"글쎄,혼자만 생각하고 있지 왜 말했어?"

"너한테 관심있으니까.네가 역겨운 구두를 샀을때는 누군가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야지.그런데 내가 무슨말을 하든 그게 왜그렇게 중요한거야?"

"네가 이 구두를 좋아하기 바라니까 그렇지.나는 네가 좋아할꺼라고 기대하고 이구두를 샀단말이야.그런데 지금 내가 이걸 신으면 외계인처럼 보일거라고 말하고 있잖아.왜 내가 하는 일은 늘 다 틀린거지?"

"왜이래,그런식으로 말하면 안되지.방금 한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걸 너도 잘 알잖아"

"아니,사실이야.내 구두 마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잖아"

"하지만 그 밖에 다른것들은 거의 다 좋아하는데"

"그럼 왜 구두는 좀 모른체 해주면 안되는거야?"

"너는 조금더 좋은걸 신을 자격이 있으니까"

이런 멜로 드라마를 구구절절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다.잠시후 예기치 않은 폭풍이 몰아닥친듯이 갑작스럽게 불끈한 클로이가 그 불쾌한 구두 한짝을 벗었다.[나더러 보라는 것인줄 알았다]이어서 날아오는 투사체를 피해서 고개를 숙였기 때문에 [고개를 숙인것이 바보짓 이었는지도 모르겠다]투사체는 내 뒤의 유리를 깨고 밖의 거리로 날아갔다.

우리의 말다툼에는 사랑과 자유주의의 역설이 담겨있다.



구두사건이 있은지 며칠후 나는 신문과 우유를 사러 신문 판매소에 갔다.폴씨는 마침 우유가 다 떨어졌다고 하며 조금만 기다리면 창고에서 가져오겠노라고 말했다.나는 폴씨가 가게 뒤편으로 걸어가는것을 지켜보다가 그가 두꺼운 화색양말에 갈색 가죽샌들을 신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놀랄만큼 추한 모습이었으나 기분이 상한건 아니다.

왜 나는 클로이의 구두를 보았을 때는 이런 평정을 유지할수 없었을까?왜나는 나의 먹거리를 파는 신문판매소 주인은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