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디어.. 약간의 자유...
apple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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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8 11:26
25일자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도 엄마는 아직 퇴근 전이셨고 아빠는 축구 보러 축구장에 가셨고
그래서 홀로 부지런히 짐 정리를 하고 컴 앞에 앉았습니다.
부지런히 눈을 데굴데굴 굴려가며 디자인 사이트들을 뒤져 보았습니다.
무엇 하나 제 시선을 끌지 않는 게 없더군요...
한참을 보다가 갑자기 그냥 만사가 다 귀찮아져서 컴을 끄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습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한참을 그러다가 그것도 좀 그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헬스클럽에 갔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런닝머신 뛰고 근육 트레이닝 하고
땀을 비오듯이 흘리니 정말 기분은 좋더군요...
집에 가니 부모님은 모두 와 계셨고..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또 마주 앉아서
이 얘기 저 얘기... 부모님은 아직 모르십니다. 제가 하얀손이 됐다는 것을요.
아시게 되면 또 딸내미 걱정에 온통 이 생각 저 생각 다 하실테니...
많이 예민하신 분들이라, 또 자식이라고는 저 하나뿐인지라
제 신상에 관심이 많으실 수 밖에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이상하게 그게 너무 싫어서, 결국 말씀을 드리지 못하고 여기까지 끌고 와버렸네요.
나중에 다 잘 되겠지.. 잘 되겠지... 하고 마음 다 잡아먹고
힘 불끈 내어서, 어제는 친구들 만나러 나갔었던 대학로...
하얀손 답게 시간이 남아돈다는 걸 과시라도 하는 듯이
가장 먼저 도착했고, 사람이 많아 카페 안에 자리가 별로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출입문 바로 앞의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어디선가 아주 낯익은 얼굴 하나가 시야에 바로 잡히더군요.
바로.. 한 2년 쯤 전, 제 속을 북북 긁어놓고 제 곁을 떠나간 옛 남친놈이...
아는 누나인건지, 아니면 애인인지 모를 한 여자와 함께 들어오려다가
제 얼굴을 보고는 바로 식겁하고 도망쳐 버리더군요;;;
이제 저는 다 잊어서 그냥 쿨하게 인사나 해주려고 그랬는데...
물론, 제게 저지른 짓이 있으니 제 눈을 똑바로 마주 보기가 힘은 들겠지만
그래도 어쩜 그렇게 줄행랑을 칠 수가 있는건지...;;;
친구들 만나서 놀고 집에 들어가던 전철 안에서...
지금 현재의 내 위치.. 그리고 아까 우연히 마주했던 옛 남친의 그 표정과
친구들의 이런저런 푸념들... 친구들도 대학 졸업반도 있고 사회 초년생들도 있고 그래서
만나면 늘상 이런 이야기들로 주저리주저리... 하네요. ㅎㅎㅎ
그런건가봐요. 모든 일이 그렇게 순탄하고 쉽게 되는 것은 절대로 아닌가봐요.
요즘에는 그런걸 정말로 많이 느끼고 있네요...
집에 오가는 전철 안에서 이어령 박사님의 책을 요즘 읽고 있는데,
요즘은 이 분 메일 주소라도 알 수 있다면 한 번 진지하게 카운셀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매우 감명 깊게 글을 읽고 있습니다.
'젊음의 탄생'이라고, 요즘에 나온 책인데 추천해 드릴께요.
수 번, 수십번을 읽어도 문장 하나 하나가 지친 제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네요.
일이라는 것.. 그리고 저라는 사람의 근간이 되는 기준을 세우는 것...
요즘은 이것이 저의 하루 일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이 사회에 길들여진건가... 이 자유로움이 또 마냥 좋지만도 않네요. ^^;;;
힘내구요~~! 곧바요.. ^^emoticon_025
추천!
근데 다들 엄청 감명 받았다고 그러시던데 전 그다지... 왠지 뭔가로 저를 현혹시킨다는 느낌이 든건 저뿐일까요;; 아니면 책의 디자인 때문인건지... 암튼 왠지 읽으면 읽을수록 '내 말 안 들으면 넌 죽어도 평생 성공 못한다'라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해서 3분의 1 정도 읽다가 그만뒀습니다... 제 심사가 꼬인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전 누가 제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걸 별로 안 좋아해서요^^;;; (그 책의 말투가 좀 명령조여서 그랬던 듯...)
그리고 이번주 토요일에 일본으로 친구와 둘이서 여행 가기로 했습니다.
이럴 때 다녀야 부지런히 다닐 수 있을거란 생각에... 과감하게 질러버렸습니다.
에헤라.. 저도 모르겠네요. 저축은 뒷전이고... 오늘도 13만원어치 아빠와 남친 선물
챙겨들고 홀로 생각했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좋게 말하면 과감한거고 나쁘게 말하면 미친거라고...ㅋㅋㅋ
그리고 giri님은 매번 왜 제 글에서는 웃으면서 땀만 비질비질 흘리시는건지... ^^;;;
한번 읽어봐야 겠네용...ㅋㅋㅋ
원래 세상사는 돌고돌잖아요.....ㅋㅋ
힘내세요....^^
계획대로 되는일 없다하지만,, 세상사 항상 좋지못한일만 줄서있는건 아니잖아요?.. ㅎ
단지 좋지 못하니 또 그런일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기억해 두는 것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