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부부라는 관계,,,,,

자유게시판

가족과 부부라는 관계,,,,,

8 편지다발 31 3,379
지난주 월욜날 친정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셔서 거의 매일 병원을 들르곤 했슴미다,,
그러던 오늘 친정 아부지는 회복이 되셔서 퇴원을 하시게 됐지만 워낙 지병을 앓아 오신데다가
연세가 있어서 기력은 더 떨어지신 듯 함미다,,,
제 친정 아버지는 젊은 시절 술, 담배를 많이 하셔서 폐가 나빠지신 지가 벌써 20년 정도 되셨슴미다,,
물론 한 5년 전부터인가 이른 시간은 아니지만 술담배를 끊으시긴 했슴미다,,

요즘 젊은 부부들이야 영악해서 알콩달콩 서로 잘 하기를 노력하면서 대개들 살곤 하지만
우리 부모세대들은 특별히 금실좋은 부부가 아니라면 대개 어머니가 고생하신 경우가 많은 듯 함미다,,
물론 저희집도 어머니 수단으로 살아온 가정 중 하나인지라 어머니는 그런 환경속에서 성격 자체가
많이 거칠어지고, 머리는 비상하시며, 무서울 게 없다고 하는 여장부가 되신지도 이미 오래이심미다,,
어머니 나이 30대 후반부터인가,,,어머니는 그때부터 당신을 위한 치장이라곤 일체 삼가하셨고
제가 초,중학교 다니던 시절 어머니는 분식집을 하시며 학교에 오실일이 있으면 슬리퍼를 신으신 체
저를 찾아 오시곤 했슴미다,,그때는 그게 어찌나 창피했었는지,,제가 철이 없었던 게지요,,

그러던 엄마는 지금도 바라는 것이 도무지가 없는, 받는 것을 일체 삼가하는, 가족 내몰리지 않기 위해
그토록 고생하시며 당신은 언제나 뒷전으로 그토록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살아오셨기에 지금쯤
그나마 어렵지 않게 살아감에도 어머니는 어쩌면 '하고 싶으신 것을 한다'라는 것을 잊어 버리신 듯 함미다,,
마치 그동안 살아오시면서 당신 스스로 세뇌라도 하신 모양인 지 어머니를 모르는 사람이 봤을때
무슨 강박관념이 있는 사람마냥 대접 받으시는 것은 일절 사양임미다,,

그런 어머니를 그동안 철이 있건 없건 보아 왔던 딸인 제가 느끼기엔 오죽하면 우리 엄마가
저리 되셨을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도 끝이 없겠지요,,,
제가 어렸을때 살기가 힘들었던 우리 가정에 더구나 동갑내기이신 아버지 어머니의 잦은 다툼은
이젠 그 지긋한 사소한 다툼 조차도 애정스럽게 느껴지곤 함미다,,,
전 언제부턴가 그리 미웠던 아버지도 또 고생때문에 거칠어진 어머니도 두 분 다 이해하게 되었거든요,,

그러던 어제 두분은 또 6인실 병원 내에서도 다투셨슴미다,,사소한 다툼에서 또 비롯되었지요,,
결혼 후 집안도 아닌 여럿이 있는 병원에서 그런 모습을 본 사위는 30여분 되던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고 함미다,,왜냐,,처음 보기엔 너무 하신다 싶을 정도로 할말 못할 말 다 하는
어머니지만 사실 아버지를 제일 잘 아는 것도 어머니이고, 아버지의 식성, 아버지의 성격, 아버지가
무얼 제일 좋아하고, 무얼 싫어하며, 무얼 두려워하시는 지 그걸 제일 잘 아는 분은 어머니밖에 없으니까요,,

사소한 것으로 어머니와 말다툼 하시던 아버지는 이내 마음이 많이 상하셨는지 어머니더러
'그만 가!!'라고 하시면서 오빠한테 전화해서 '오빠를 오라구 해'하자 어머니는 '걔는 왜 부르냐'구 하니까
아버지는 '퇴원 전에 머리를 감고 싶어 답답하다' 하셨슴미다,,
정말 '미운 정' 밖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시면 잠깐씩 들러 식사만 챙겨주는 엄마는
바로 그때도 무거운 가방과 짐을 막 들고 병원을 나서려던 참이었으나,,,어머니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아버지의 머리를 감겨 드리게 된 것이죠,,,그 상황을 다 보고 휠체어로 아버지를 세면실에 모셔가고 모셔오던
신랑은 '너무하다' 싶던 장모가 차마 선뜻 나서질 못하고 아버지 머리를 손수 감겨주면서,,,또 그제야 눈 녹듯
온순해지는 아버지를 보면서 35년 넘게 살아온 부부란 것이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했다고 함미다,,

사랑해서 만났다가 그 사랑에 실망했다가, 그 실망이 미워졌다가, 미워지다 못해 포기로 갔다가,
포기까지 갔을땐,,,,결국 돌아 오는 것은 원점이라고,,,,,
또 결국엔 사랑하게 되나 그 사랑은 처음의 사랑과는 차원이 다른 모든 것이 포괄된 사랑이라나,,,,
정말 그런 거라면 어른들 말씀따라 '정말 지긋지긋하고 치열했다'라고 할만 할 것 같슴미다,,
아버지 어머니 관계 또한 그런 것이죠,,,,이젠 미워할 수도 없는,,,정말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관계,,,
신랑 말처럼 '가장 무서운 관계'라는 것이죠,,,

아버지는 결국 오늘 퇴원하시고, 어제 그런 단편이 있었지만,,,잠시나마 많을 걸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슴미다,,
어제 병원서 나와 신랑과 술 한잔 하면서 오고갔던 얘기람미다,,
결혼해서 서로 살아온 방식이 달라 때론 피곤하고 지치기도 하지만,,가끔은 부부가 술한잔 하면서
인생을 같이 논해보는 것,,,그건 또 하나의 커다란 행복인 듯 함미다,,,

장문의 글이었네요,,,^^ 오늘 하루도 힘내시고 잘 보내시길,,, 

Author

Lv.8 8 편지다발  실버
40,970 (66.3%)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22 KENWOOD
소중한걸 느끼신 하루였네요,,,씨익*^0^* 
Banner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