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2-3

에필로그2-3

석두 3 4,593
관리관, 보급관, 육군 편제부에 약간 변칙적인 부대에 있어서의 보직입니다.
812공정대라! 특수부대 같지요. 내가 간 부대는 상무대와 지역사단 등의 공병장비 지원을 도맡은 정비중대입니다. 전국에 801에서 내가 속한 812까지 12개 부대가 있었고요. 우리 부대는 막 창설하여 상무대와 31사단 위수지역 공병장비 수리 및 등등입니다.  상무대 영내에 주둔하지만 독립중대라 최고지휘관이 중대장인 대위입니다. 그래서 과장급이 중 소위들이 보직을 맡는데 보급관, 관리관 등으로 불린답디다.

육군교도소 출신이 재복무하는거 참 어렵습니다. 사회에서 전과자가 받는 것에 비하면 정도는 낮지만 그 대신 집중도는 높습니다. 부대원 10명 중 고참 10명에 전과자 하나이면 당장 10대1의 전투가 됩니다. 대부분 그 싸움 못이깁니다. 그래서 또 부대를 뛰쳐나갑니다. 아니면 보초 설때 총기 주는 전방인 경우 상대 총 쏘아 죽이고 지 목숨 끊습니다.
대기 명령 받은 난 아무도 없는 내무반에서 4놈에게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 강도가 교도소에서 무조건, 아니 돈 못댄다고 맞던데 비하면 새발에 피였습니다. 교도소에서 내무반장이 작심하고 오른쪽 뺨을 후리치면, 영화처럼 몸은 왼쪽으로 튕겨가느냐? 아닙니다. 왼쪽으로 몇발 가다가 다시 원위치해서 또 때려랴 상황으로 갑니다. 한방 맞고 뻗은 시늉, 아니면 찐짜라도 그 다음이 무지막지합니다. 엄청 맞습니다. 한번은 겨울인데요. 군대 내무반은 가운데 복도라는 공간을 두고 양편으로 침상이 있습니다. 그 복도에 지글지글 난로가 한창 열을 내는 데 어느 고문관이 내무반 실력자에게 폭행을 당합니다. 한참을 맞다보니 인 친구 전후좌후를 못가리는데 드디어 결정타 맞고는 난로를 안고 쓸어질뻔했습니다. 보고 있던 모든이들이 아마 속으로 난로와 함께 자빠져라!주문을 했는데 이 친구 난로 한번 안아보고는 아 뜨거라 자세를 잡았네요.
그 다음은 따구리입니다. 니가 내 엿 믹이느냐고요.
그런 경우를 견디어 냈는데 고참병 폭행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날 밤 신고식도 혹독했는데요. 폭행이 아니고 힘과 인내력의 싸움에서 교도소 악발이답게 다 이겼습니다. 아니 다 견디었네요. 그래서 부대원으로 인정 받습니다.
사고자라고 하던가요. 군대 전과자 호칭입니다만 난 행정계, 보급계, 관리계, 그리고 수송계가 다 탐을 냅니다만 그 중 실세인 관리관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보직을 받습니다. 공병장비 검차계보. 사수는 하사입디다. 처음 보직 받은 날 오후에 사수 이하사가 문건하나 주면서 처리하랍니다. 각 부대 공병장비 검사 결과 및 원인 파악 및 해결방안을 보고하라
공병장비라곤 그 부대가서 처음 본 놈입니다. 우리가 흔히 에어브랏시로 그림 그릴 때 돌아가는 게 공기압축후 배출하는 콤프레스입니다. 도로 공사 중 드릴로 아스팔트 깨고 콩크리드에 대못 박는 그 드릴도 콤으로 돌아갑니다.
공병장비정비중대인 우리 부대에서 정비를 합니다만 부대 규모상 못 고치면  부산 거제리에 있는 공병기지창까지 보내어서 고쳐지면 다시 그 장비는 본대로 돌아가는겁니다. 참고로 공병장비라고 대충 분류하면, 워터펌프, 소중대형 콤프레셔, 발전기, 웰더 등 소형에 불도져, 그레이더, 크레인, 크럇샤 등등 현재 건설업계의 토대가 되는 장비입니다.
공병장비 처음 본 놈이 그 과제를 전년도 파일을 참고하여 완벽하게 원인규명과 해결방법을 적어냅니다. 관공서든 어디 든 발전 없는거는 얼마나 앞의 문건을 참조하여 보고서 올려 결제받는다는겁니다.
결과는 역시 잘 봤다는 나를 선택한 관리관이 듬뿍 신임을 주었고, 중대장도 인물하나 건졌다고 즐거워했답니다. 그래서 10월 초에 그 부대가서 12월달에 부산공병기지창 정비대대에 장비후송병으로 참가합니다. 사고병이 전과자가 만인의 부정적 시선을, 한번 시켜보고 난 후 그 뒤를 보자는 나를 믿는 사람들에 의해 나는 난생 처음 출장증 받아들고 부산행 화물열차에 입환할 무게차에 장비와 함께 실려 송정리역을 출발합니다.
기차는 가다고 서고 또 가다가 다른 화물칸 단다고 기다립니다. 그래서 부산 거제리역에 도착하면 짧으면 2박3일이고, 길면 6박7일입니다.
이렇게 동해남부선 부산 거제역에 도착하니 인솔책임하사가 집에 갔다가 다음 날 아침에 오랍니다.
 참! 이 부대 오기 전 대구에서 부산으로 내뺀 날 초량 골목길의 어머니 계신 곳을 가니 식구들 모두 진주로 옮겼습디다. 이제 부산에는 내가 쉴 곳은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광복동 칸타빌레음악실로 가서 아직 개기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 하루밤을 의지합니다.
부산 출장은 후송한 장비를 공병정비단 장비중대 접수계에  인계하는 것으로 임무가 끝납니다. 물론 거기서도 군속인 접수계와 검차계가 있어 약간의 돈을 집어주어야 접수를 바로 해주고, 검사계에게는 장비에 딸린 중요부속이 있느냐 없느냐 검차를 받습니다. 만약 불도자 엔진에 제네레이타가 도망갔다하면 그 도저 소속부대 장비장교가 봉급에서 제네레타 값 공제합니다. 그걸 방지하려면 그 값의 1/3정도를 후송병에게 쥐어 주고 후송병은 그 돈의 1/3을 검차계에게 주면 없는 제네레이타도 검차증에는 삼각표, 수리불가 상태로 달립니다.
공정대내에서 석두는 검차계로서 부대에 입고되는 공병장비 검차만 하면  장비장교들이 잘못된 부분 해결하라고 돈을 줍니다.
검차계가 업무처리 잘못하여  후송보낸 장비가 호적이 틀려(시리얼 남버 틀린다거나, 아예 부속명이 틀리는 경우) 미결되는 경우가 있는데 , 이 부대에서 그 문제가 제일 큰 골치였답니다. 두번째 후송을 간 날 관계군속에게 해결할 수 있는 요령을  배워서, 부대에서 마련해준 돈으로  공병기지창 호적부에서 새 호적을 받아서 미결사건 전부를 깨끗이 해결해버립니다. 이것으로 석두는 신임을 듬뿍 받고 부산 후송책임병이 됩니다. 500원권이 없던 때입니다. 군복에는 상의에두개 하의에 4개의 주머니가 부착되어 있지요. 후송 가는 날 석두의 군복주머니는 100원짜리 지폐가 터질듯이 채워집니다. 

Comments

★쑤바™★
크으....맞는건 정말 싫은데..ㅠ_ㅠ 
마법사 온
은근히 재밌습니다. ^^;
그래서 앞의것도 다 찾아서 보고 있답니다. 
mamelda
전문용어들을 제가 쉽게 이해는 할수 없었으나 궁금하여 읽었네요 ^^ㅋ
읽던 중 반가운 제 고향 진주 ㅎ
가족들은 진주어디로 이사를 가셨나요^^ㅋ

콘프레셔라는 단어에 추억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100원짜리 지폐가 가득채워져서 행복하셨겠습니다. ^^

염이는 영영 안나타 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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