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면서요...

비가 온다면서요...

★쑤바™★ 8 7,345


* * * * * * * * * *


하지만 사실,
나는 오늘 날씨가 마음에 들어요.

기분이 널뛰듯 하는날에 이렇게 비가 오면
핑계를 대기가 좋으니까요.


누가, 우거지상인 나를 보며
몹시 신경쓰인다는 듯 "오늘 왜 그래?" 하고 물어보면

"그냥..비가 오잖아"
라고 대답해 버리면 되거든요.

사실 그래서, 며칠전부터 중얼거렸지요.
비나 왔으면...


내 의지에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을때

멋대로 움직이는 감정 앞에서
나 자신이 마구 무기력해질 때

그냥 지껄이게 되는 소리,

비나 왔으면....

.
.
.
.

날씨가 거지같아 우울하다며
한번 시원하게 울고도 싶지만
운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그래서 그냥 비나 오면 좋겠다고
중얼거리게 되네요.



- 아이 러브 유 中 에서 -




* * * * * * * * * *





라디오를 들으니..
지금 서울에선 비가 내린다면서요.

전주의 일기예보도...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까지...
비가 내린다고 해요..

아직 비가 비칠 날씨는 아닌데...
후덥지근하고...습하네요..


원래는 비를 굉장히 싫어하지만...

눈가가 젖어들어,
세상 모든게 아슴아슴 해지면...

그건..그것대로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단단하지 못한 돌덩어리로 만들어진..
거친 시멘트 계단만 오르내리다가..

갑자기...
카펫이 깔린 부드러운 계단을 오르다보니...

부족한건 오히려 나의 깨우침이고..

내 스스로가 나를 질곡의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아 버린거예요.


그랬더니...
갑자기 부끄러워서...
나를 가리고 싶어진 거예요..

그래서 비를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명징한 하늘에 비친 내가...
너무 초라해질까봐 겁나서...

오늘은..
빗속에 아슴아슴 숨고싶은 거예요..

웅숭깊은 하늘 품 속에서..
한껏 숨어 고개 숙이고,,
이퉁스럽게 버티는 꼬라지예요.


부드러운 카펫은..

사실,,알고보면...발치에는 가깝지만..
생각에서는 너무 멀어서...

가뭇없는 어둠속에서..
손 더듬더듬 하고 있거든요.





아니...더 솔직히 말하자면요,,

따뜻한 호롱 하나가..
불 밝히고 하늘에 떠서...비춰주고 있는데....


눈가가 이내,,,
비에 젖어버려서...

안보이는 거지만요...!



그 비는 아마도...
하늘이 뿌린게 아니라..

하늘품 속에 몰래 숨어서...
이퉁스럽게 버티다가...
내 스스로 눈가에 뒤집어쓰고 나와놓고선..

하늘탓을 하는 거거든요....!!




Comments

Apple♥
비가오면.. 막.. 기분이 좋아졌었는데.. 
★쑤바™★
콸....
그 카펫은....젖으면 큰일나는데...emoticon_015 
초롱소녀
비가 오더니 날씨가 쌀쌀해졌다.
덥지않아 좋네...봄엔 너무 더우면 안좋아...ㅋ 
며루
여긴 비가 흐믈흐믈 내린다..
펑펑좀오징~~ 
color
음...  한잔 생각난다능... emoticon_014 
zacs
비가오는 날은 웬지 마음이.. 
kuhal
그 부드러운 카펫도 비가와서 젖어버리면 이내 부드러움과 멀다는 느낌은 사라지고 그냥 젖은 바닥에 불과해질 뿐이여. 깊이 생각하지 마소_ 머리만 땡겨. ㅋㅋ 
smc^.^~
비가 오면 대지와 산천초목에 물을 주셔서 감사하고, 안오면 날씨가 화창해서 감사하고emoticon_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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