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타인 그 둘

함께 가는 타인 그 둘

석두 6 5,286
때는 요만때일거다.
금강공원관리사무소 앞 화단에 치자꽃 향이 진동할 때이니까
6시에 공원입장이 안된다. 아니 된다. 표를 안 파니 그냥 들어와도 된다.
매표소 당직 출입자 신경 쓸 일이 없다. 출입문 쪽문만 열어둔거는
공원에서 나가는 사람들과 공원근처 사람들 통행이 자유롭게다.
그날 석두는 당직이라 사무실 바같에서 바람을 세고있었고
정문당직 손주사는 큰문을 닥고 있는데
남녀 한쌍이 쪽문으로 들어오면서
"사진 몇 장 찍고 갈께요"
"야! 그라소"
석두가 보니까 여자는 참 글래머 답다. 그 당시 첨담유행 백바지에
히프가 유난하다. 남자는 여자보다 작고 어려보인다.
어딘가 냄새가 좀 난다. 다방 내음새. 여자는 마담그것도 가오마담, 남자는 주방장
두사람은 그렇게 파트너가 되어 이 다방 저 다방 옮기는것 같다.
그들은 여기 저기서 서로 찍어주다가
"아자씨, 우리 한팡 찍어주소"
손주사가 나를 돌아보며'어이! 전주사! 솜씨 보여주라"
카메라를 건너 받는 나를 가르키며
"우리 전주사 동래구청 사진사 출신입니다"하고 나를 소개했겄다.
그랬더니 대뜸 여자가 반응한다.
"전에 총무과에 있던 이수씨는 어디갔는데요?"
즉 이수를 안다는거다. 연산동 다방에서 만났단다.
굉장히 보고 싶단다. 연락처 알으켜 달라해서 금호실업 전화번호 알려주었다.

아마 1978년도일게다.
내가 그 둘이 어떤 상황인지는 공무원 그만 두고
슬라이드 제작업소에 몸 담으며 알았다.
이수와 그 여자는 그때 이후 10여년간
-그 여자의 딸이 초교5학년에서 성인이 될때까지-죽고 못 산 관계였다..
그래서 이수의 아내가 오래동안 홧병 비슷하게 살았을것이다.

내가 중개인 되어 한 가정 박살직전까지 갔을지 모르지만
이수의 마누라님 파워 대단하다. 왕년에 여고 핸드볼 주장선수 출신이라고
생활력 강하다. 남편이 6개월 집에 안들어와도 애기 셋 잘 키우면서 88올림픽때
성화 봉수대로 뛰기도 했다.

내가 공무원 그만 두고 이수와 자주 만난다.
그 무렵 어지간한 사업체는 슬라이드로 회사홍보하는 체질이였고,
내가 근무하는 자그만 기획실에 홍보담당 직원들이 득시걸거렸다.
그때 본 이수는 술과 여자 밝힘증이 대단했다.
요즘의 야동을 가방가득 비디오 테잎에 담아 다니면서 때와 장소 불문하고 노출시켰다.
그리고 마주치는 여자는 미추 불구하고 무조건 친절에 친절하다가도 또 다른 여자 보면 휙! 휘파람 불어 어께를 꼬집힌다.
카사노바 체질은 미운 싫은 여자가 없다던가? 

Comments

zacs
이거 소설이에여?
멋지네요.. 
초롱소녀
석실장님 글은 연재해도 될듯한 글이에요...언제나... 
★쑤바™★
크으......
또다시 시작된 석실장님만의 인생 시리즈물...ㅋㅋ
토맥의 소설이 따로 없슴다..쿠쿠쿠..+_+ 
mamelda
치자꽃 향기는 좋지만 카사노바는 싫습니다. ^^ 
김태준
소설을 읽는듯한..
글솜씨가 대단하세요!
예전 여친이 핸드볼 선수출신이였는데;;ㅋ 
명랑!
배구나 핸드볼 선수가 한 대 때리면... emoticon_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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